"대통령 혼 병들었지만…민도높은 국민이라 다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동호 ('백사장 프로젝트', 높은뜻연합선교회 목사)

'백사장 프로젝트'라고 여러분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백사장 프로젝트 하니까 저는 무슨 겨울에 백사장에서 수영대회라도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그게 아니고요. 탈북민들의 자립을 돕는 그런 프로젝트가 한창이랍니다. 현재 3만 명을 돌파한 탈북민들... 백사장 프로젝트로 뭘 어떻게 돕는다는 건지, 오늘 화제 인터뷰 이 백사장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김동호 목사 연결을 해 보죠. 김동호 목사님 안녕하세요?

◆ 김동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탈북민 돕기하고 백사장하고는 전혀 매치가 안 되는데요.

◆ 김동호> 왜요? (웃음)

◇ 김현정> 무슨 의미입니까? (웃음)

◆ 김동호> 탈북자들이 와서 여기에 정착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조그마한 가게라도 이렇게 소사장 100명을 한번 만들면 탈북민들이 희망을 갖고 잘 정착할 것이고 또 그렇게 되면 이 다음에 통일을 준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 김현정> 그럼 여기서의 백사장은 해변가 모래사장이 아니라 100명의 사장, 백 사장?

◆ 김동호> 네. 탈북자 100명의 사장 한번 만들어보자. 돈키호테 같은 프로젝트죠.

김동호 목사 페이스북 캡처
◇ 김현정> 그런 의미군요? 재미있네요, 재미있네요. 그러면 1호점이 나왔습니까? 혹시?

◆ 김동호> 본점이 나왔어요. 그쪽이 1호점이죠.

◇ 김현정> 어떤 가게예요?

◆ 김동호> 일본식 라멘을하는 가게예요.

◇ 김현정> 라면 가게?

◆ 김동호> 라면하고 라멘이 다른가 봐요. 라멘이라고 해야 된데요. (웃음)

◇ 김현정> 그래요? 일본식 라멘이라고 해야 되는 거군요?

◆ 김동호> 네. 그러니까 그걸 프랜차이즈화 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아니, 김동호 목사님이야 워낙 사회의 우리 소외된 이웃들한테 관심 많은 분인 줄 제가 압니다마는 여러 소외된 이웃 가운데서도 어떻게 탈북민들에게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 김동호> 밤낮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렇게 노래를 부르잖아요. 또 그리고 통일 대박이라는 말도 이야기했지만 그거는 정말 최선을 다했을 때 되는 일이고요. 잘못하면 통일은 쪽박돼요.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요. 그런데 저희가 탈북자 사회를 결성한 건 한 7000명 들어왔을 때였는데 그들이 당연히 적응 못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겠죠.

◆ 김동호> 적응 못하고 다시 넘어가고 좌절하고 자살하고, 싸우고 그럴 때... 그 생각했어요. 7000명도 살 수 없는 나라라면 통일되면 두 나라 다 망하는 거 아닌가.

◇ 김현정> 아, 7000명이 들어와서도 그들도 자리 잡지 못하고 이탈해 나간다면 진짜 통일이 됐을 때 우리가 어떻게 받아낼 것인가?

◆ 김동호> 네, 그래서 그때 탈북자들이 살아야 통일된 조국이 살고 탈북자들이 살아야 내 아들, 내 손주들도 산다, 이제 그런 생각했어요.

◇ 김현정> 그런 생각? 그분들 만나보면 제일 힘들어하는 게 뭔가요?

◆ 김동호> 쉽게 말하면 내 땅인데 남의 땅이잖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 김동호> 남한 사람들은 다 똑똑 해 보이고 뭔가 기득권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이고 자기는 어떻게 비빌 언덕이 없어서 외롭고 그런 소외감 아닐까요?

◇ 김현정> 소외감. 그러니까 마음으로 가장 힘들고? 거기다가 경제적으로도 뭔가 취업이 되어야 안정적인 생활을 꾸릴 수 있을 텐데 그게 안 되는 거예요?

◆ 김동호> 탈북, 특히 여성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데 없더라고요.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남들 다 기피하는 자리도 안 주더라고요.

◇ 김현정> 왜 안 줘요? 그 기피하는 자리조차도?

◆ 김동호> 탈북자를 기피하더라고요.

◇ 김현정> 못 믿는 거예요?

◆ 김동호>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이 결국 떠돌다가 보니까 마지막 세계는 티켓다방에 가는 게 취재됐어요. 그리고 실제로 티켓다방은 다 아시다시피 불법 성매매까지 하는 데잖아요. (한 탈북 여성분이) 북한에 딸이 둘 있는데 거기 송금한다고 그래서 티켓다방에서 돈을 벌어서 두 딸한테 보내는가 봐요. 그러면서 맨 마지막 한 말이 참 내가 마음 아팠는데요.

◇ 김현정> 뭐라고 하던가요?

◆ 김동호> 두 딸에게 부끄럽다고요.

◇ 김현정> 아이고...

◆ 김동호> 내가 가슴이 철렁했어요. 속으로 그랬어요. 네가 왜 부끄럽냐? 내가 부끄럽지. 우리 남한 사람들이 부끄럽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탈북민들 가운데 71%가 여성인데, 여성들 취업 말할 것도 없이 어렵고?

◆ 김동호> 말할 것도 없이.

◇ 김현정> 목사님이 마주친 많은 탈북민들 가운데 이 사연은 정말 특히 더 가슴 아프더라, 기억나는 사례 있으세요?

◆ 김동호> 뭐 다 그렇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탈북하는 과정에서 중국에서 가서 인신매매 당하기도 하고 시골에 팔려가서 그렇게 애낳고 살다가 탈출하고...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러고 와서 그나마 여기 와서 잘 살면 잊혀 질 수도 있을 텐데 여기서 또 당하니까요.

김동호 목사 (사진=페이스북 캡처)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탈북민들을 위한 ‘백사장 프로젝트’ 한창 하고 계시는 김동호 목사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목사님, 얼마 전에 SNS에다가 ‘혼이 병들어서 정상이 아닌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이런 글 쓰셨어요?

◆ 김동호> 좀 심했죠?

◇ 김현정> 아니, 목사님이 이런 글 올리신다는 게 이게 쉽지 않은 일이셨을 텐데 어떤 의미로 쓰신 거예요?

◆ 김동호> 너무 속상해서 그랬어요.

◇ 김현정> 너무 속상해서? 뭐가 그렇게 너무 속상하셨어요?

◆ 김동호>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에게 너무 빠져들었잖아요. 한 국가의 원수가 그리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농단 당했잖아요.


◇ 김현정> 농단 당했죠.

◆ 김동호> 그렇죠. 국정이고 온 국민이 농단 당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데 그분이 혼이 비정상이다, 그런 언어를 쓰셨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저분이 혼이 비정상이다 생각이 들었죠.

◇ 김현정> 저분의 혼이 비정상이다? 난국입니다. 지금 국민들이 정신 못 차리겠습니다. 트라우마 심하고요. 너무나 우울하고요. 이 난국을 타개하려면 좀 어떤 지혜가 필요할까요?

◆ 김동호> 그래도 우리는 괜찮지 않아요?

◇ 김현정> 네?

◆ 김동호> 정치는 좀 그런데 국민들 민도는 괜찮죠.

◇ 김현정> 아, 민도는 아주 괜찮습니다. 아주 괜찮아요.

◆ 김동호> 아주 괜찮아요. 광장에 100만이 모였다잖아요. 그런데 100만이 모이면 아무리 좋은 사람이 모여도 그 100만이라고 하는 집단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이 생겨요. 그렇게 되면 폭력적이고 문제가 생기고 그럴 수 되는데, 얼마나 평화적으로 이런 건 아마 세계에 없지않았나, 세계에 없는 게 아니라 역사에 없지 않았을까 싶어요.

◇ 김현정> 100만이 모였는데?

◆ 김동호> 100만이 모이고 모인다는 자체가 민도를 이야기하고. 그다음에 그 100만이 어떻게 평화적일 수 있느냐는 거죠. 이게 그래서 나는 도리어 ‘우리나라 괜찮다. 이거 망하지 않겠다.’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국가의 원수, 이끄는 위정자들은 이상하지만 국민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으니까 괜찮다?

◆ 김동호> 네. 그들도 잘하면 좋겠지만 그들이 잘해서 나라가 다 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못하는 게 속상하지만 그들 못한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국민들이 있는데.

◇ 김현정> 굉장히 위로가 되네요, 목사님.

◆ 김동호> 어유, 나는 100만 명의 시위를 그렇게 한다고 하는 자체가 우리나라 세계적으로 괜찮다 싶었어요. 또 우리는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아.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 김현정> 괜찮다, 괜찮다. 위로의 말씀 가슴에 새기면서요. 하여튼 백사장 프로젝트도 잘 이끌어주시고요. 1호점 이제 시작이니까 100호점 나오는 날 다시 한 번 인터뷰하죠.

◆ 김동호> 아, 좋죠.

◇ 김현정> 고맙습니다, 목사님.

◆ 김동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탈북민을 돕는 백사장 프로젝트 이끌고 있습니다. 김동호 목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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