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영수회담 ‘돌발 제안’ 왜 나왔나…하야정국 분수령

“제1야당 대표로서 민심 전달하고 대통령 의중 직접 확인할 필요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 민심을 전달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추 대표 측의 설명이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는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추 대표가 야권공조를 흔들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비중을 감안, 현 촛불정국에서 민심에 너무 뒤쳐져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지켜왔다.

그랬던 민주당이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돌발 제안’을 함에 따라 당 안팎에서 적잖은 비판과 우려가 일고 있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가 최순실 정국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당 안팎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은 채 독단적인 결정을 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지난 9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예방을 갑자기 결정했다 취소했던 전례의 연장선상이라는 것이다.

야권 내 주도권 경쟁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촛불정국 이후에는 여론의 관심이 차기 대권구도로 급격히 쏠리면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은 물론 국민의당과도 필사의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가 대통령과 담판을 지으면서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사전적으로 구축함으로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추 대표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릴 양자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최대한 설득하되, 박 대통령이 이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에는 탄핵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최후통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로서도 영수회담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매우 제한돼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끝내 퇴진하라는 민의를 거부했을 경우 총공세를 가하기 위한 명분쌓기용 성격도 짙은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추 대표는 이번 결정에 앞서 측근들에게 “생생한 민심을 박 대통령에 전달하고,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갖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특히 현 상황의 위중함에 대해 박 대통령이 의외로 잘 모르고 있을 개연성도 상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양자회담 직후 자신이 파악한 박 대통령의 현 상황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민주당의 정국대응 방안을 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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