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못한 환관정당, 우리도 죄인"…與비주류 자책모드

최순실 사태 공동 책임, 석고대죄 심정으로 당 해체 주장도 쏟아져

"심하게 말하면 공범, 간판 내리고 해체해야"(원희룡 제주지사)
"우리 당은 존재할 자격을 상실했다"(김세연 의원)
"알량한 자산은 국고로 귀속해서 국민을 위해 쓰겠다고 하자"(하태경 의원)

12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새누리당 비주류는 광화문 일대를 밝힌 100만 개의 촛불로 노도와 같은 민심이 확인된 다음날인 13일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정국 수습책 마련에 골몰했다.

90여 명의 참석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하야, 2선 후퇴, 또는 새누리당의 해체에 이르기까지 방법론에선 차이를 보였지만 이번 사태의 공동 책임자라는 인식에는 이견이 없었다.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참담하고 비통한 심경으로 "우리도 죄인"이라며 석고대죄하다시피 했다.


김성태 의원. (사진=자료사진)
김성태 의원은 전날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을 지켜본 소감을 밝힌 뒤 "우리는 군주 시대를 살았다. 박근혜 여왕 밑에 충실한 새누리당 신하만 있었을 뿐"이라며 "크게 반성하고 잘못을 뉘우친다"고 말했다.

그는 당 해체를 주장하며 "새누리당은 어떠한 경우에도 흔적도 없이 사려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고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처절한 몸부림 속에서 다시 새싹이 돋아날 때까지 모든 것을 버리자"고 했다.

정병국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병국 의원도 3차 촛불시위를 참관했다면서 "세대, 이념, 계층을 뛰어넘어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는 갑질의 전형을 봤기 때문"이라며 "저부터가 자유롭지 않다"고 참회의 뜻을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고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청산 절차를 밟자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우리는 (최순실과) 무관하다고 하면 국민들이 그리 봐주겠는가. 심하게 말하면 공범"이라며 자성의 채찍질을 가했다.

그는 "대통령의 뜻을 강변하는데 앞장섰거나 아니면 비주류여서 힘이 없다며 방관하지 않았는가"라면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부여한 역할은 끝났다. 간판을 내리고 해체해야 한다. 재창당이니 이런 말도 하지 말자"고 했다.

김세연 의원. (사진=자료사진)
김세연 의원도 전날 촛불시위 현장에 간 사실을 밝히면서 "60년과 87년에 이어서 시민혁명, 명예혁명의 완성단계에 이른 역사적 순간에 온 것 같다"며 "우리 당은 존재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하태경 의원은 "저도 처음엔 최순실을 모르는데 내가 왜 공범인가 생각했는데, 그 암적 존재를 몰랐다는 것 자체가 죄악이고 알면서도 방치한 사람은 청산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 쓴소리 못하는 환관정당이었다"면서 당을 해체한 뒤 "알량한 자산은 국고로 귀속해 국민을 위해 쓰겠다고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사철 전 의원의 경우는 박 대통령이 임기 4년을 마치는 내년 2월말쯤 하야한 뒤 60일내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제안하면서도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 후보를 낼 체면도 안 된다"고 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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