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 62억원 기금운영비리 의혹에 휘말려

'POS단말기' 보안강화사업, 사업중단됐는데도 잔금까지 62억원 모두 지급

여신금융협회가 60억원이 넘는 기금운영비리의혹에 휘말렸다.

이 비리의혹은 지난 9월 중순 협회의 내부 감찰에서 드러났다.

협회는 이 사실을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내부 징계위 절차를 거쳐 8일 해당부서장에 대해 대기발령조치했다.

비리의혹이 불거진 사업은 여신금융협회가 2010년부터 추진하던 'POS단말기' 보안강화사업이다.


(* POS(판매시점관리, Point of Sale) 단말기 : 컴퓨터에 카드 결제 장치를 달아 판매 시점의 상품명이나 가격 등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마그네틱(MS)기반의 단말기로, 종합적인 매출 관리를 해야 하는 대형 마트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사업은 카드 두 가맹점의 POS단말기를 통해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보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암호화해서 저장하는 단말기를 개발 보급하는 사업이다.

협회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8개 전업카드사들로부터 8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또 사업자로 A업체를 정하고 2010년 6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MS단말기가 IC(집적회로) 카드 단말기로 급속히 교체되면서 유명무실해졌고 사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문제는 사업이 중단되면 계약도 해지해야 하지만 협회는 IC기반 보안 제품을 개발하도록 계약서를 수정하고, 납품이나 보급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말에 잔금까지 62억원을 모두 지불했다는 점이다.

협회는 내부 감찰 결과 해당 부서장이 A업체와 결탁해 기금유용 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현재 이 사안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추가적인 자체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금감원 조사 결과 혐의가 입증되면 해당 직원에 대해 형사고발하는 등 법적인 대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감사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 쇄신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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