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루프 원은 그동안 UAE의 두바이를 기점으로 첫 하이퍼루프 시스템을 건설을 위해 관계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퍼루프 원은 중계무역 도시인 두바이에서 수도 아부다비까지 직선거리 약 160㎞ 구간을 12분만에 주파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 상용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두바이-아부다비는 왕복 8차선 셰이크 자에드 대로로 이어져 있다.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다.
시스템 구축 제휴를 맺은 두바이 도로교통당국(RTA)은 하이퍼루프 시스템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내년 초 미국 네바다 주 사막에서 하이퍼루프 프로토타입을 시험할 예정이다.
하이퍼루프 원은 동영상을 통해 2020년까지 두바이-아부다비까지 자동화된 자율주행 교통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하이퍼루프 역사(portal)와 승객(3량) 및 화물(1량)을 실어나르는 6인승 포드(pod), 이를 하이퍼루프 추진체가 싣고 진공관을 통해 이동하는 개념을 공개했다. 포드는 역사를 빠져나와 시내 도로를 달려 최종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자율주행 택시처럼 활용되는 모습도 담겼다.
두바이는 전통적으로 '아라비아 반도의 베니스'라 불리는 중계무역 도시로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진출하려는 유럽국가들의 전진기지로 이용되어 왔다. 금세공과 유통산업이 주된 산업이며 1964년 석유가 발견되면서 두바이의 급성장을 촉진했다. 현재는 물류·항공·관광 인프라를 갖춘 중계무역지로 발전하면서 '중동의 뉴욕'으로 불리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세계 각 대륙과 나라를 연결하는 허브공항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퍼루프 공동설립자인 셜빈 피셔버(Shervin Pishevar)는 지난 8월 첫 번째 하이퍼루프는 해외에 건설될 것이라고 귀띰한 바 있다.10월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무역항을 운영하고 있는 두바이 DP 월드 그룹이 하이퍼루프 원에 5천만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실화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초음속 진공관 자기부상 열차에 대한 현실성은 아직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퍼루프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엘론 머스크가 2012년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와 같은 속도로 지상에서 달릴 수 있는 초음속 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를 제안하면서 하이퍼루프 원과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 캐나다와 실리콘밸리 IT기업, 유럽 업체 등이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상 10㎞ 상공에서 초음속 제트 여객기 콩코드나 일반 여객기가 운항하는 대기 환경(공기밀도 20%)을 진공관에 구현해 공기저항을 크게 낮춰 지상 속도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개념이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문턱이 너무 높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한 자기부상열차 전문가는 "마하의 속도인 초음속 진공관 자기부상열차는 현재 기술로는 안전성이 검증이 안된데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불과 4년 뒤인 2020년까지는 진공관을 이용하더라도 상용화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더라도 온전한 하이퍼루프 개념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초음속'이라는 속도 욕심만 내려놓는다면 시속 600~700㎞대의 초고속 진공관 열차의 상용화는 가능할 것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달 21일 2024년까지 최고시속 1천km로 음속의 0.8배(마하 0.8)에 이르는 '아음속 캡슐 트레인'의 상용화 준비를 마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음속은 여객기의 통상 속도인 시속 900㎞ 정도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