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게 라이프, 덴마크는 왜 가장 행복할까에 답하다

신간 '덴마크 행복의 원천,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

'휘게 라이프(Hygge Life),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는 “덴마크는 왜 ‘가장’ 행복할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담은 책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행복연구소 CEO인 저자 마이크 비킹은 지금까지 자국의 복지 시스템과 교육의 질이 덴마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여겼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간과한 ‘진짜 이유’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휘게(hygge)’였다. ‘휘게(hygge)’는 ‘웰빙’이라는 노르웨이어 단어에서 유래한 덴마크어다. 저자는 휘게의 유래와 가치, 덴마크 사람들이 휘게를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휘게한 음식에는 무엇이 있는지, 1년 열두 달 휘게를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풀어놓았다.

최근 몇 년간 발표된 연구 결과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부정적인 감정이 없는 상태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 측면에서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였다. 책을 쓰면서 저자는 휘게가 매일의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휘게는 행복을 계획하고 추억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주고, 휘게를 추구한다는 것은 휘게를 매일 조금씩 경험하기 위한 언어, 목표, 방법을 설정하는 것과도 같다. 책은 퇴근 후 아늑한 공간에서의 차 한 잔, 예약만 했는데도 가슴 뿌듯하던 나 홀로 여행, 만드는 과정이 엉망이어도 함께여서 즐거웠던 저녁 시간, 돌아보니 행복했던 모든 순간이 바로 ‘휘게’라고 말하고 있다.

책 속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특징들을 다른 북유럽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역시 높은 수준의 사회복지를 누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에 관한 조사를 펼치면 대부분의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오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덴마크가 줄곧 1위를 거두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덴마크가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휘게일 것이다. 휘게와 행복은 서로 뗄 수 없는 연관성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휘게는 일상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고, 또 휘게의 몇 가지 핵심 요소들은 행복을 끌어내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p. 18, 덴마크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유

휘게는 간소한 것, 그리고 느린 것과 관련이 있다. 휘게는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 자극적인 것보다는 은은한 분위기와 더 가깝다. 여러 면에서 휘게는 ‘느리고 단순한 삶’의 덴마크인 사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스꽝스러운 모양의 모직 양말 한 켤레는 비싸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휘게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다. 반면 값비싼 샴페인이나 향기로운 굴 요리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그것들이 꼭 휘게를 불러 오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잠옷을 입고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는 것, 좋아하는 차를 마시면서 창가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는 것, 여름휴가 기간에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모닥불을 피우는 것 모두 휘게다.
-p. 24, 간소한 물건과 느리고 단순한 삶

휘게는 또한 긴장감을 푼 편안한 상태에서 서로를 배려함으로써 조성되기도 한다. 덴마크에서는 누구도 남들의 주목을 받으려 하거나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독차지하지 않는다. 평등은 덴마크 문화에 깊이 뿌리 내린 휘게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는 실제로 덴마크 사람들이 휘겔리한 저녁을 준비할 때 구성원 모두가 일을 평등하게 분담한다는 사실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주인 혼자 부엌에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모두가 각자 자기 몫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더욱 휘겔리하다. 편안한 누군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따스하고 친근하다. 또한 허물없고 포근하며 아늑하다. 신체적인 접촉이 없을 뿐이지 따뜻한 포옹과 같다. 이런 때는 누구나 긴장을 풀어 놓은 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휘게의 예술’이라는 표현에서 ‘예술’은 자신의 좁은 세계를 활짝 열어서 타인을 포용하는 예술이기도 하다.
-p. 63, 행복했던 순간에는 늘 누군가 함께 있었다

그러자 그때까지 조용히 앉아 있던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인데요. 그래서 저한테는 휘게가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녀는 미국에서의 사회 활동은 역동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즉 어떤 모임이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그 속에서 빠르게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그녀는 외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세계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덴마크에 와서 덴마크식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는 방식을 경험하면서 자신에게 훨씬 더 잘 맞는다고 느낀 것이다. 그래서 휘게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휘게가 내향적인 사람들이 무기력함을 느끼지 않고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꽤 통찰력이 있는 의견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녀의 생각을 훔쳐 이 책에 싣겠노라고 일러두었다.
-p. 74, 혼자이면서도 함께하는 휘게

어른들의 문제점은 어떤 활동을 할 때 그 결과와 목적에 너무 연연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일을 하고, 몸무게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헬스클럽에 가며, 인간관계를 확장하고 출세하려는 목적으로 사람들을 만난다. 그저 재미있기 때문에 뭔가를 하던 시절은 어디로 갔을까?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 자체가 너무 오래 되었다면 ‘공부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는 속담을 떠올려보자. 이번 장의 마지막에 소개된 프린스턴 감정과 시간 설문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람들은 체육 활동이나 하이킹, 파티, 아이들과 노는 것과 같은 사교적 활동을 할 때 큰 행복을 느낀다.
-p. 137,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편안한 휘게 활동

마이크 비킹 지음 | 정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80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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