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은 2016년 1조7천억원의 충당금 적립이 예정돼 연간 기준 1천억원 이상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까지만 해도 신한과 국민, 하나 등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속에서 호황을 구가할 때 농협은행은 비상경영에 나서며 눈물을 머금을 수 밖에 없었다. 이경섭 행장이 비상경영을 선언하면서 긴축경영에 나서자 부장급 이상 간부직원들은 임금 10% 삭감을 감수했고 빠져 나가는 수익을 잡기 위한 각종 긴급조치들이 잇따라 취해졌다.
농협금융지주에서는 조선·해운발 위기를 창사이래 최대위기로 규정, 이른바 '빅배스'를 통한 부실 100%털어내기 방침을 천명 사내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부실털어내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발맞춰 농협은행에서도 다양한 위기대응책을 마련 부실털기 총력체제를 구축시행했다. 이경섭 행장이 시행한 위기대응책에는 ▲경영위기극복위원회 가동 ▲리스크관리 T/F 구성 ▲산업분석팀 구성 ▲농협자산 바로알고 건전성 높이기 캠페인 시행 등이 포함돼 있다.
이경섭 행장은 농협은행 직원들에게 "연내에 농협은행이 안고 있는 부실은 다 신고하라,
손해금융과 공공금융, 농업금융을 하자 못하는 부분은 괜시리 끼어들어 돈을 잃지 말고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역설했다.
산업분석팀에서 리스키한 기업명단을 솎아내 가능한 신규여신을 묶는 대신 기존 수신은 최대한 회수하는 전략을 시행했고 이는 곧바로 리스크 관리 T/F로 넘어가 리스크관리의 교범이 됐다.
농협 스스로도 '올해내에 RG수렁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을 했지만 전체 행원들이 위기돌파를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하자 의외로 빠른 시간안에 정상화의 단초가 마련된 상황.
터닝포인트 마련이 가능했던 것은 농협의 '기본체질'이 받쳐준 측면도 있었다. 농협은행 한 직원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부실여신과 선수금 보증이 문제였지 충당금을 쌓아가야 하는 부분을 빼면 여타사업부문이 나쁘지 않았다"며 "수수료 사업도 좋고 여수신 증가율도 타행보다 좋아 단기간내 위기 극복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실 농협은 모바일뱅킹분야에서도 시중은행 가운데 강자로 통한다. 스마트금융부가 출시한 '올원뱅크'는 고객수가 200만명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70~80%회원이 실제로 뱅킹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으로 타행의 비율 20~30%를 크게 웃돌고 있다.
농협은행은 예상외로 빠른 시일내에 부실을 털어내고 영업실적 터닝포인트의 계기를 마련함에 따라 직원들의 전반적인 사기가 높아졌고 내년에는 영업이 100%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에 차있다.
조기흑자전환으로 이경섭 행장체제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