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법인 대상 신규 가입자 유치를 못하는 틈을 노린 KT와 SK텔레콤의 적극적인 공세와 이에 가입자를 뺏기지 않으려는 LG유플러스의 방어전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이 점점 혼탁해지는 모양새다.
이처럼 이통 3사의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일 오전, 이통 3사 관계자를 불러 불법 장려금 살포 행위 등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마저도 속수무책이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법인 영업정지 첫날인 지난달 31일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연평균 대비 127% 증가한 1만 8452건까지 치솟았다.
이튿날인 1일에는 1만 5913개를, 지난 2일에는 1만 5073건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의 법인 영업 정지가 시작된 날부터 사흘 내내 연간 일 평균 1만 4531건을 웃돈 것이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 이틀째인 1일, 일선 대리점에 아이폰7 시리즈 번호이동 가입자에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책서를 내려보내면서 가입자 이탈 막기에 나섰다.
그 결과 LG유플러스는 이날 696개 순증했다. 이날 SK텔레콤과 KT는 각각 223개, 473개 순감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3사가 가입자 쟁탈전을 벌이던 와중에 방통위가 결국 나섰다. 2일 오전 11시 30분 방통위는 이통 3사에 리베이트를 30만원 이하로 낮추라고 권고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 당국의 경고가 무색하게 SK텔레콤은 65만원 수준의 리베이트 정책을 유지하며 영업을 계속했다.
경쟁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가입자를 계속 빼앗기던 LG유플러스도 이에 질세라 오후 6시쯤 50만원 수준의 정책을 공지하며 고객 이탈 방지에 나섰다.
승자는 KT에게 돌아갔다. 이날 하루 번호이동 시장에서 468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281건, SKT는 187건 순감했다.
이통3사는 "경쟁사들이 먼저 편법 영업을 시작했고, 우리도 뺏기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법인부문 영업 정지로, 일반 고객 대상 영업도 위축될 것으로 판단하고 KT와 SKT가 적극적인 가입자 쟁탈전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더이상 신규 유치는 힘들어지면서 번호이동가입자 확보가 관건인데, 경쟁사의 영업정지는 그야말로 '호재'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방통위 시정 기간 중에 또다시 불법 영업을 하다 적발되면 또다시 사실조사를 받게 되는 등 처벌이 가중된다"면서 "이를 노린 경쟁사들이 과도한 리베이트를 지급하면서 유치 공세에 나서고, 여기에 지지 않으려는 LG유플러스 역시 리베이트로 대응하면서 3사가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관계자는 "방통위가 LG유플러스에 법인 부문만 영업 정지를 할 때부터 우려됐던 상황"이라면서 "실효성 있는 처벌과 함께 과열 주범을 찾아내 별도의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