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신애 (요리연구가)
◆ 홍신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미슐랭 가이드. 그럼 일종의 맛집 소개서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 홍신애> 네, 그럼요. 프랑스에서 출발한 맛집소 개서가 맞고요. 잘 알고 계시듯이 타이어 회사, 하얀색 인형 빵빵한 거 있는.
◇ 김현정> 네. 미쉐린 타이어.
◆ 홍신애> 그 타이어 회사에서 시작한 미식가이드 책입니다.
◇ 김현정> 각 나라별로 맛집을 소개한다면서요?
◆ 홍신애> 원래는 프랑스에서만 시작을 했었고요. 그러고 나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그리고 지금 현재 아시아 쪽에도 여러 나라들이 참여를 하고 있죠.
◇ 김현정> 우리나라 편은 그럼 세계에서 몇 번째로 나오는 거예요?
◆ 홍신애> 우리나라는 일단 세계에서는 28번째고요.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5번째로 발간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5번째. 우리가 호텔에다가 특급, 1급, 2급, 3급 이렇게 무궁화 매기듯이 여기서는 요리 음식점에다가 별을 매긴다면서요?
◆ 홍신애> 네, 맞아요. 별이 하나, 둘, 셋 이런 순서로 있고요. 별 3개가 최고 등급이에요. 별 이전에 가봐야 할 식당이라든지 그런건 스푼이나 포크 이런 것들로 매기기도 해요.
◇ 김현정> 스푼이나 포크 표시도요?
◆ 홍신애> 네. 스푼이나 포크 표시들은 별처럼 꼭 가보기를 권한다, 이런 정도는 아니지만 굉장히 흥미 있는 레스토랑이고 요리가 흥미진진하다, 이런 뜻으로 받아들여져요.
◆ 홍신애> 그렇죠. 그런 일들이 사실 요즘에도 일어나고 있는 것 같고요. 별이 있느냐 없느냐로 셰프들의 서열이라든지 레스토랑의 등급 같은 것들이 조금 많이 좌지우지되기는 했었어요.
◇ 김현정> 그 정도군요. 그 정도 명성의 책. 우리나라에는 도쿄,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에 이어서 아시아 5번째고요.
◆ 홍신애> 5번째.
◇ 김현정> 이번 가이드 출간을 앞두고 미식계의 반응들 저희가 조사를 해 보니까 다양한 반응들이 나와요. 일단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한국 외식 문화가 이 기회에 세계에 널리 알려질 거다, 발전될 거다, 세계화될 거다, 이렇게 보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조금 우려가 된다, 약간 음식 식민지 같은 느낌, 좀 불쾌한 것도 있다는 의견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 홍신애> 제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단 의견이에요. 그런데 일단은 긍정적인 면이라고 한다면 미슐랭 가이드라는 것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고 또 세계적으로 다 같이 공용해서 쓰고 있는 기준이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다른 나라의 여행자들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이 가이드북을 가지고 참고를 해서 우리나라 음식 혹은 우리나라에서 약간 로컬라제이션이 잘 된 그런 현지 음식들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고요.
◆ 홍신애> 네. 그리고 우리나라 음식들이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이 홍보가 되고 알려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그건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네요. 그러면 부정적인 측면은?
◆ 홍신애> 좀 우려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외식이 굉장히 많이 발달해 있는 데는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음식 문화가 아주 뿌리 깊게 잘 발달해 있는 데가 있어요.
◇ 김현정> 그렇죠.
◆ 홍신애> 너무너무 잘 먹고 잘 노는 민족이었기 때문에 (웃음) 음식문화들에 관해서는 너무 잘 알려져 있잖아요. 그리고 되게 다양하고요. 좁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여러 가지 지방색을 고루 갖추고 있고 그런데 과연 이런 것들을, 프랑스에서 만든 그 기준으로 혹은 어떠한 건지는 사실 제대로 발표를 안 하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요.
◇ 김현정> 어떻게 점수를 매기는지 발표를 안 해서 몰라요?
◆ 홍신애> 네. 이들이 공식적으로 본인들이 어떻게 한다라는 걸 발표를 하지를 않았어요.
◇ 김현정> 그 예상으로 이렇게 할 것이라고 유력한 건 뭐예요?
◆ 홍신애> 인테리어 아니면 서비스 그리고 재료의 질이라든지 독특한 그런 창의력이 있는 음식들 이런 여러 가지... 이게 조항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실 여기서 다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런데요.
◇ 김현정> 그런 것들을 그러면 평가단이 신분을 숨기고 암행으로 가서 먹어보고 평가하는 건가봐요?
◆ 홍신애> 대부분은 암행으로 가서 먹어보는 게 원칙인 거고요. 그런데 이렇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 과연 우리나라의 이 뿌리 깊은 음식 문화와 그리고 또 더 나아가서는 굉장히 다양하고 너무너무 세밀화되어 있는 그것들을, 그 평가단들이 제대로 간파를 하고 그것에 관해서 추천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욕쟁이 할머니가 있는 맛있는 식당이 있어요. (웃음) 그러면 거기는 우리만의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구수함이라는 게 있는 건데, 욕쟁이 할머니한테서 오는.
◆ 홍신애> 맞습니다.
◇ 김현정> 이걸 서비스 항목에서 0점이잖아요?
◆ 홍신애> 맞죠. 얘기를 하시면 예를 들어보신다면 그런 게 있을 수 있을 거예요. 우리는 욕쟁이 할머니가 해 주는 그 만둣국이라든지 부침개를 먹으러가지만 사실 그 음식을 먹는 것 이전에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약간 감정적으로 다가가는 그런 면이 훨씬 더 많고 그 선입견이 사실 그 음식에 대한 맛을 바꾸기도 해요.
◇ 김현정> 그렇죠.
◆ 홍신애> 맛은 일부분은 혀에서 받아들이고 뇌에서 인지를 하는 거지만 거의 대부분은 정서적인 면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런데 그 정서적인 면을 과연 그분들이 이걸 어느 정도까지 이해를 하고 별 하나, 둘, 셋을 매길 수 있는가 이런 것에 관해서는 조금 생각을 해 볼 문제가 있죠.
◇ 김현정> 이런 부분을 미슐랭이 어떻게 담아내서 점수를 매길까 하는 부분들...
◆ 홍신애> 그렇죠. 물론 담아낼 수는 있어요. 본인들의 기준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게 한국에 있는 우리 소비자들, 우리 소비자들이 굉장히 수준이 높거든요. 그런데 이 소비자들이 얼마 만큼 거기에 설득을 당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공감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약간 남아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명과 암이 있네요. 우리가 좋은 쪽만 활용을 해야지 이걸 성서인 것처럼 여기 나온 음식점 최고, 못 나오면 안 좋아,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에요.
◆ 홍신애> 네. 그렇지 않죠. 그래서 요즘에는 프랑스라든지 일본 등지에서는 미슐랭 별을 준다고 하는데도 거절하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아, 그래요?
◆ 홍신애> 음식이라는 것은 정성이랑 정서에 기반을 해서 서비스업을 하는 것이지 음식 자체로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의식이 굉장히 많이 생겼어요.
◇ 김현정> 우리나라 음식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이 이렇구나 정도로 이해하면서 관광 오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길잡이 참고서적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거지, 우리의 어떤 주관적인 걸 버려가면서 이 기준에 따른 식당만이 최고 이렇게 우리가 이해하면 안 되겠다는 말씀.
◆ 홍신애> 그럼요. 미슐랭 스타가 있다고 해서 최고의 레스토랑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흔한 말로 후진 식당이다, 이렇게 바라보는 시각은 절대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욕쟁이 할머니 식당은 그 식당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이걸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된다는 것. (웃음)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홍신애 연구가님 고맙습니다.
◆ 홍신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요리연구가 홍신애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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