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회담 상황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전했다.
당시 회담의 주요의제 중 하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였다.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이 전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박 대통령은 '기존의 역사 교과서가 '자학사관'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국정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강하게 폈었다.
이에 이 전 원내대표는 "부끄러운 역사로 보이는 것이 어떤 부분이냐"고 되물었고 박 대통령은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답했었다.
이어 "나는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귀기(鬼氣) 같은 것을 느꼈다"며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그 '귀기'의 느낌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도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를 주목하지 않을 때 '당신은 크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최씨 부녀가 계속 말을 해왔다면, 결국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예언'은 적중한 것이 된다"며 "세간의 말대로 '진짜 용한 무당'을 만난 것이니, 박 대통령은 최태민의 신통력, 예지력에 대한 확신이 더 굳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앙은 체험"이라며 "내가 체험했고 검증했다는 데, 자기 자신의 축적된 경험, 대통령이라는 현재의 성공이 그 '신통력'의 살아 있는 증거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라며 박 대통령이 최태민과 그의 딸인 최순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국정을 혼란시키고, 국민을 실망시킨 데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박 대통령이 먼저 '나부터 먼저 수사하라'는 방침을 발표하고, 조사에 임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재임 중에는 형사소추의 대상이 아니지만 조사는 받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다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보기에 익숙한 검찰도 성역 없는 수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최순실을 버릴 수 없다면, 자기 자신을 내놓지 않는다면 국민이 대통령을 버리는 일밖에 없다는 것을 빨리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