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은 집에서 간단한 조리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으로 1~2인 가구 증가와 여성 경제참여율 증가, 불황 등이 겹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1990년 9.0%에서 지난해 27.2%로 늘었다.
1, 2인 가구를 합쳐서는 2010년 48.1%에서 지난해 50% 선을 돌파했고 지난달에는 56.1%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10가구 중 6가구가 1~2인 가구가 될 전망이다.
◇ 가정간편식, 2조원 돌파…신성장동력 각광
최근 5년간 연평균 17%의 고공비행 중이다.
앞날도 여전히 밝다. 여성 2명 중 1명은 사회에 진출했고 맞벌이 가구 비중은 50% 선으로 치닫고 있어 사회구조적 여건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의 10명 중 7명 이상이 즉석조리식품을 구입하는 등 가정간편식은 익숙한 제품이 됐다.
특히 글로벌 시장 규모가 3500조원을 넘는 만큼 성장 잠재력도 크다. 지난해 한국인 1인당 가정간편식 제품 소비량은 일본인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가정간편식은 유통채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 피코크의 대성공…대형마트·식품업체 무한경쟁
2013년 피코크를 선보인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3년만에 가정간편식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2013년 200종을 출시해 340억원의 매출을 올리더니 2014년에는 750억원으로 120.6%나 성장했다. 그해 이마트 성장률은 겨우 0.4%였다. 지난해 1270억원에 이어 올해는 18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판매채널을 이마트에서 쿠팡, 롯데홈쇼핑, 옥션 등 외부로 다변화하고 라인업도 1400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의 '초마짬뽕', '큰기와집 간장게장', '부안 뽕잎 바지락죽', '남원추어탕' 등 한식, 중식에서 '레이디핑거 티라미수', '프렌치 키쉬' 등 디저트 제품을 출시하며 유럽과 아시아 음식로 지형을 넓혀 가고 있다.
이마트의 대성공에 자극받은 경쟁업체 롯데마트도 지난해 12월 가정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를 선보이며 추격에 나섰다.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식생활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밀 솔루션(Meal Solution) 개념을 내세웠다. '요리하는 즐거움'과 '생생한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간단한 조리 과정이 필요한 반조리 제품(RTC, Ready to Cook)의 비중을 20%로 높여 라인업을 구성했다.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요리하다 면류와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가 출시된 지난 8월에는 전월대비 56.1%나 급증했고 9월에도 12.6%가 성장했다. 롯데마트는 론칭 당시 21종이었던 라인업을 올해 말까지 250종, 내년에는 500종으로 확대하고 롯데그룹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매출 목표 1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1월 가정간편식 브랜드 '싱글즈 프라이드'를 론칭했다. 46종으로 출발했던 제품 종류를 100종 이상으로 늘렸는데 가정에서 요리하기에 쉽지 않은 '한우사골곰탕', '뼈해장국' 등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와 '햇반' 투톱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왕교자 등으로 돌풍을 몰고온 '비비고' 브랜드로 사골곰탕, 육개장, 된장찌개 등 '비비고 한식 HMR' 4종을 내놓으며 피코크에 도전장을 던졌다.
CJ제일제당은 연말까지 한식 일품요리, 반찬류 등 신제품을 추가 출시해 올해 100억원, 내년에는 3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비비고 냉동밥 역시 올해 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불고기비빔밥', '낙지비빔밥' 등 8종을 출시했다.
또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상온 대용식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잡은 '햇반 컵반'도 '오징어덮밥', '볶은김치덮밥' 등 첫 냉장제품 2종을 내놓으며 편의점 도시락 시장까지 잠식해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 200억원에서 올해는 5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 3박자…유통채널, 브랜드, 라인업
과연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정간편식 승부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삼성증권 조상훈 애널리스트는 "가정간편식 시장은 구조적으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유통채널과 브랜드 파워, 자체 생산시설을 통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보유한 업체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박상준 애널리스트도 "브랜드를 바탕으로 신규 카테고리 제품군을 선도하는 업체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