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기자는 "오늘(24일) 오후 6시 언론 현업인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모여 '2016 자유언론실천 시민선언'을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합니다"라며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뜻 깊은 선언식이 있다고 해서 한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지난 2012년 MBC 파업을 이끌다 해직된 이용마 기자는 현재 복막암으로 투병 중이다. 그는 사측인 MBC를 상대로 벌인 해고무효소송에서 1,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여전히 해직 상태다.
이 기자는 "민주주의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그 중에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토론을 통해 공론이란 이름으로 모아나가는 과정입니다"라며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와 동의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한 사회의 특정 세력만이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것은 독재입니다"라고 역설했다.
"과거 우리는 그런 시절을 산 적이 있습니다. 바로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이뤄졌던 1970년대 얘깁니다. 하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언론의 자유는 확대되어 왔습니다. 우리 사회에도 민주주의가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그 수혜를 입어 언론인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는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여지없이 파괴되었습니다. 선배들이 피를 토하며 쟁취한 언론의 자유가 한 순간에 무너졌습니다"라고 진단했다.
"나름 열심히 싸웠지만 권력의 힘 앞에 무력했습니다. 그 결과 재벌언론·족벌언론은 물론 공영언론마저 대통령의 눈치만 보고, 정권의 이해에 맞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역할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혼용무도, 지록위마와 같은 용어가 일상화된 사실만 들어도 알 수 있습니다. 급기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42년 만에 다시 하게 되는 참담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기자는 "저 역시 이 시대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속이 썩어 내립니다"라며 "하물며 현직 언론인들의 심정은 어떠하겠습니까. 이제는 현직 언론인들이 42년 전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다시 일어서 주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당부했다.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1987년 민주화 이전 선배들의 치열한 투쟁이 있었기에 우리는 20년 넘게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 후배들을 위해 현직 언론인들이 새로운 장을 열기를 기대합니다."
그는 끝으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여러분. 현재의 언론 상황을 많이 개탄하고 계실 것으로 압니다"라며 "현직 언론인들을 향해 '기레기'라고 비난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당연합니다. 응분의 조치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향해 동시에 응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신들의 위치에서 올곧게 저항해 나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비난만으로는 사회를 바꿀 수 없습니다. 그들이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