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코레일은 지난 7일 노조를 상대로 파업 피해액 143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파업에 따른 운송 차질로 92억원, 대체 인건비로 51억원 등의 손해액이 발생해 파업 열흘째이자 소송을 내기 직전인 지난 6일 기준 총 143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또 코레일은 지난 11일 "이후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도 파업 종료 이후 추가로 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레일의 주장대로라면 파업 28일차인 24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략 450억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노조는 코레일이 대체인력을 대거투입해 정상운행에 나서면서 오히려 파업이 길어질수록 이익을 거둬들인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표적인 논쟁 지점은 열차 운행률로, 현재 흑자 노선인 KTX는 100%, 전동차도 90% 후반대 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해마다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노선들은 파업 초기 필수유지율인 5, 60%보다 훨씬 낮은 운행률을 기록하다가 최근에는 새마을과 무궁화 60% 내외 수준을, 국민 경제에 직결된다던 화물열차도 50% 수준만 유지되고 있다.
흑자 노선 운행률은 평소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열차 운행이 줄어들수록 오히려 적자 규모가 줄어들지만 공공성을 이유로 유지되는 적자 노선의 운행률은 대폭 줄어들면서 오히려 코레일이 파업 전보다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건비에 따른 피해액도 논란거리다. 지난 17일 코레일이 파업 참가 노조원들에게 보낸 급여명세서를 보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급여가 대폭 삭감돼 수십만원대의 임금만 지급됐고, 심지어 십수만원에 그친 사례도 공개된 바 있다.
게다가 현재 열차 운행을 위해 투입된 기간제 대체인력의 경우 기존 인력의 절반 수준의 임금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홍순만 사장은 지난 11일 대체인력을 격려하기 위한 현장방문에서 "지난 9월 30일 공모를 통해 모집된 기간제 직원(796명)들은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 직원들 절반 수준의 급여를 받고 철도현장에서 주어진 일에 매진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코레일이 기존 수익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피해 규모를 부풀려 노조 비판 여론을 노린다며 맞소송을 검토 중이다.
철도노조 김정한 대변인은 "애초 이번 파업은 합법 파업이므로 손배소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오히려 코레일이 대체인력을 투입해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파업 직전까지의 최장기 파업 기록을 세웠던 2013년 철도 민영화 파업에서도 코레일은 영업손실이 447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다음해 3월 당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 4명을 불법파업을 주도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은 1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사용자인 코레일은 사건 파업을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고 이에 대비한 준비태세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에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대변인은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매도한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적법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벌인 일련의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 등의 혐의로 맞고소를 검토 중"이라며 "법적 검토는 모두 마쳤고, 파업 추이에 따라 소송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코레일은 CBS의 해명 요청에 대해 "법정소송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관련 내역은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