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19일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주요 동향 현안보고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신변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최근 들어 행사 일자와 장소를 갑자기 바꾸고 폭발물과 독극물 탐지 장비를 서둘러 외국에서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또 자신의 동선을 숨기면서 '한미 양국의 '참수작전' 즉 '유사시 북한 최고 지도부 제거 작전'의 구체적 내용을 중점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김정은은 한미 양국이 공격 목표로 설정한 북한 시설과 미국 전략폭격기 파괴력 그리고 남한 등의 특수부대 규모 파악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은 과음·과식과 무절제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심장병 가족력으로 미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사나흘 밤을 새워 술 파티를 하고 한 번 술을 마시면 자제를 못한다"는 한 외국 공관원 증언도 언급했다.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은 북한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다.
국정원은 "김정철이 술에 취하면 헛것을 보고 호텔 방 안에서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집권 이후 김정은이 열을 올리고 있는 핵 개발은 오히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심화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정은의 핵 도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북한 엘리트층의 충성심 약화를 초래하고 주민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대북 제재 무용론 과시를 위해 올해 들어 핵과 미사일 등 전략적 도발에 쓴 돈은 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혹한 노역과 수탈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불만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국정원 판단이다.
북한 일부 지역에서는 수도와 전기가 끊기자 주민들이 시당위원회에 몰려가 물과 전기를 달라며 집단 항의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시 자제됐던 숙청이 유엔안보리 제재 이후 재개했으며 공개처형은 올해 9월까지 모두 64명에 이르렀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집권 5년간 전대미문의 폭정으로 김정은과 엘리트층, 주민, 3자 간 결속이 약화하고 민심 이반이 심화돼 겉으로는 안정돼 보이지만, 정권 불안정성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엔안보리 제재의 가장 큰 효과는 북한 엘리트층의 체제에 대한 회의감과 북한 미래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인식의 확산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국정원은 북한이 핵병진노선을 고수할 경우 국제 제재에 따른 파급효과로 체제 균열 위기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함경북도 지역의 수해 피해와 관련해 국정원은 그 규모가 과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은 '피해 규모가 해방 이후 처음 있는 대재앙'이라고 밝혔지만, 10억 달러 규모 피해가 났던 1995년 홍수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올해 급증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북한의 조업권 판매로 올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한 중국 어선은 총 2200여 척으로, 지난해 1100척의 2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한편 국정원은 "올해 북한의 대남 사이버 공격이 지난 3년 간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남한 주요 국가기관과 방산업체, 외교안보 분야 공무원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자료 절취 목적의 해킹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