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지질환경학과 손문 교수는 17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최근 지진 발생과 부산시의 대응방향'이라는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해운대 마린시티와 센텀시티, 신시가지, 송정, 수영 일대가 지진해일 위험지구"라고 발표했다.
손 교수는 "이 지역이 부산에 영향을 미치는 양산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 등 3개의 단층 가운데 '단층 곡'에 시설물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이어 "특히 매립지와 간척지는 물론 지하수 과다 이용으로 대수층의 포화도가 떨어진 곳과 팽창성 점토를 다량 포함한 토양 등 연약지반의 위험성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액상화'란 지진으로 지반이 약해져 액체처럼 흐느적거리는 현상을 일컷는 것으로 1964년 일본 니가타현 지진이 액상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손 교수는 이번 연구의 취지에 대해 "부산에서도 진도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연구를 했지만 연구에 집어 넣은 자료의 신뢰성이 낮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한번 살펴보는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이를 계기로 "육상과 해상의 활성단층지도 제작과 조례 제정, 지자체별 전담 부서 설립, 그리고 원전과 공공건물 등 주요 시설물의 내진 현황 파악과 설계 기준 타당성 평가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 교수의 이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근거가 있는 것이냐"며 항의 전화를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A(54) 씨는 "지난번 지진에 이어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다시 '지진해일 위험지구'로 지목하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해운대 우동 센텀시티 초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B(45) 씨는 "초고층 아파트는 저층보다는 지진 위험이 적다는 보도를 봤는데, 연구 결과는 오히려 지반 문제로 위험하다고 했다. 근거가 있느냐"고 따졌다.
이런 반응은 SNS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손 교수가 기초자료 즉 '인풋(input)'이 적어서 결과 역시 정확하지 않다는 언급을 했다는데, 기정사실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가 돼 걱정이 앞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부산시의회가 지진으로 불안한 시민들의 걱정을 덜어주지는 못할 망정 부정확한 자료로 만든 연구결과를 발표하게 해 시민 걱정을 증폭시켰다"며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