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수상자 점수줘라? 사실무근
-갑자기 학칙변경? 관행 반영했을 뿐
-이대, 체육특기생 관리 까다로운편
-특혜의혹은 정치권에서 시작된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덕수(이화여대 부총장)
어제 학교 측이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의혹을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게 언론은 못 들어가는 비공개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 그 입장을 직접 듣는 자리를 어렵게 마련했습니다. 이번 사태 이후 이화여대의 첫 번째 공식 인터뷰입니다. 송덕수 부총장 연결을 해 보죠. 부총장님 안녕하십니까?
◆ 송덕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오랜 역사를 가진 명문사학 이화여대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논란의 중심에 섰는가 생각하면 좀 착잡하시죠?
◆ 송덕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생각이세요? 요즘 상황 보면서?
◇ 김현정> 그럼 대체 뭐가 문제인가. 뭐가 지금 오해라고 생각하시는가. 그 핵심 의혹들을 제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정유라 씨의 입학부터 의혹으로 제기가 됐는데요. 정유라 씨가 체육특기자로 지원한 게 2014년 9월의 수시전형입니다. 그런데 당시 모집요강을 보니까 '원서접수 마감일 기준으로 3년 이내에 국제 또는 전국 규모 대회의 개인종목 3위 이내 입상자만 지원할 수 있다.' 이렇게 돼 있더라고요. 그런데 최순실 씨의 딸은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 입상자였죠. 규정대로라면 지원조차 불가능했던 거 아닌가요, 부총장님?
◆ 송덕수>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1단계 서류평가하고 2단계 면접고사가 있는데요. 1단계 서류평가에서 아까 앵커님 말씀하신 대로 3년 동안의 실적만 평가를 하게 돼 있죠. 정유라 양의 아시안게임 성적은 그 기간 중에 들어가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1단계 서류평가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아시안게임은 사실 이 서류를 낸 다음에 치러진 거였죠?
◆ 송덕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결과적으로는 아예 입상 경력이 없었던 거 아닙니까, 3년 내에?
◆ 송덕수> 그런데 아시안게임에 나갈 정도니까 국내 대회 입상 성적이든지 그런 건 많이 있었죠.
◇ 김현정> 국내 대회 입상 성적이요?
◆ 송덕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것은 개인종목에서도 3위 이내에 드는 것이 있었다?
◆ 송덕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이 금메달을 딴 시기가 문제가 되는데요. 원서마감일 기준으로 3년 이내라고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돼 있는데 원서마감일이 9월 16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정 씨는 원서 마감 나흘 뒤인 9월 20일에 금메달을 땄습니다. 그러니까 이 금메달을 가지고는 합격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 뒷부분이 참조가 됐고요. 특히 면접에서 한 교수님이 '금메달을 딴 사람에게 합격을 줘라'라는 말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이 될까요?
◆ 송덕수> 금메달을 딴 학생에게 점수를 줘라 또는 합격 시켜라 이런 얘기를 한 적은 전혀 없고요. 그때 메달리스트가 3명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래 특기자 전형의 취지가 체육특기자로서의 자질, 역량, 성장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돼 있어서 당시 입학처장이 '그런 점을 고려해서 평가를 해라. 그런데 어떻게 하는지 할 것인지는 면접위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해라' 이런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송덕수> 9월 15일까지 그 이전 3년간의 실적은 1단계 서류평가에 들어가는 것이고요. 2단계 면접고사에서 9월 16일 이후의 것이 면접고사에 반영돼야 되는지 하는 것은 특기자전형의 취지와 면접위원들의 개별적인 평가에 의해서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개별적인 평가였다? 그러니까 원서모집요강 안에 금메달을 딴 건 아니지만 면접일 전에 금메달을 딴 게 있으니까 아마 그걸 고려한 게 아니겠느냐? 이 말씀이세요?
◆ 송덕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라는 말을 했고 정유라 씨가 그날 금메달을 목에 걸고 면접을 보러 왔다면 뭔가 이게 사인이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의혹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보시나요?
◆ 송덕수> 그때 그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가 3명이 대상자로 돼 있었다고 그러고요. 그 3명이 모두 메달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 학생만 가지고 온 게 아니고요. 그리고 아까 단체전 말씀을 하셨는데 개인종목의 단체전하고 단체종목하고를 분명하게 구별하셔야 됩니다. 축구, 배구 이런 경우는 단체종목이고요, 종목 자체가 다릅니다. 예를 들면 100m 릴레이, 400m 계주, 이런 경우는 개인종목의 단체전입니다. 그래서 정유라 학생의 경우에는 승마가 4명이 나가는 개인종목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입학 부분에 대해 지금 해명해 주셨고요. 두 번째는 학사관리 의혹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2000여 건의 학생들 제보가 쏟아진다고 하는데. 정 씨 학교 생활이 성실했다면 아마 입학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 이 입학 의혹이 계속 얘기가 되는 건 그 후에 학사 상황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죠.
정유라 씨가 1학년 1학기에 학사경고 받습니다. 그리고 2학기에 휴학을 합니다. 그리고 올해 2학년 1학기도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지도교수가 제적을 사전에 경고했죠. 그런데 어쩐 일인지 1학기 성적이 나오기 직전인 6월에 학칙이 개정이 됩니다. '총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학점을 줄 수가 있다.'라고요. 그리고는 정유라 씨는 이 예외조항에 들어가면서 학점을 받습니다, 출석을 안 하고도요. 이거 우연인가요? 부총장님?
◆ 송덕수> 그거는 이미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해 왔던 것을 학칙에 반영한 것이고요.
◇ 김현정> 그 전에는 없던 학칙인데 관행적으로는 했었다?
◆ 송덕수> 체육과학부에서요. 내규로 정해져 관행적으로 해 오던 것을 학칙에 반영한 것이고, 다른 대학들도 유사한 규정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가요?
◆ 송덕수> 그리고 그 체육특기생만을 위한 규정이 아니고 다른 규정들도 함께 그때 개정이 되면서 그것이 적용되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지난 4월에 어머니 최순실 씨가 학교에 와서 항의를 하고 가죠. 어머니가 사실은 대학교까지 와서 항의하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 다들 학교에서 아셨을 테고 그게 학칙 개정에 영향을 준 건 아니냐? 지금 부총장님 말씀대로라면 관행적으로 해 오던 것을 왜 이때 학칙을 개정하면서 문구에 넣는가? 이건 좀 우연치고는 타이밍이 석연치 않아서 말입니다.
◆ 송덕수> 학칙이 개정되는 절차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먼저 학칙 개정에 대한 내용을 요청을 하고 교무처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에 발의를 하고 사전공고를 하고 규정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대학평위원회 심의, 교무위 의결 그런 다음에 공포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절차가 상당히 오래전에 시작되었던 것이지 어느 특정 시점에서 어떤 일에 영향을 받아서 시작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건 의혹이 아니라 좀 우연의 일치다 이런 말씀이세요?
◆ 송덕수> 저는 시점 자체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오래전부터 체육과학부에서 요구해 왔던…
담당 교수님 역시 학교 수업시간에 "아니, 수강신청을 해 놓고 나오지 않는 학생이 있다. 자동 F에 이를 정도로 결석횟수가 많다" 이런 말을 했답니다. 그런데 그 과목은 패션쇼에 의상작품을 내고 참가를 해야만 점수를 받는 거였는데 정유라 씨는 출석도 안 하고, 게다가 패션쇼를 구경만 했는데 합격점을 받았다는 겁니다. 이거 어떻게 된 걸까요?
◆ 송덕수> 학점 부여 문제는 학칙의 범위 내에서 담당교수가 결정을 하는 것이고. 저는 교무처장이 아니어서 개별과목에 대해서 소상하게 개별적인 내용까지 알고 있지 못합니다마는 이번에 일부 과목에서는 적어도 학사 관리에 다소 부실한 점은 있었다고 지금까지 보고 있어서 좀 더 상세히 조사를 하고 조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또 하나가 뭐냐 하면 전공수업인데 이번에는요. 정유라 씨가 온라인 블로그를 베껴서 허술하게 적은 리포트를 제출시한이 넘겨서 제출을 했는데 B학점을 받았답니다. 심지어 이메일로 교수님이 리포트 맞춤법의 첨삭지도까지 친절하게 해 줬다 해서 이 의혹이 국감에서 나왔죠. 그래서 '어떻게 B학점을 받았는가 한 번도 출석도 안 한 사람이?'라는 의문이 들어서 봤더니 역시 학칙이 개정됐답니다. 특기생은 B학점 이상을 줄 수 있도록 6월에 학칙이 개정됐다는 거죠. 이것도 우연일까요?
◆ 송덕수> 다른 학교에 비해서 우리 학교의 경우가 훨씬 체육특기생에 대해서 관리도 더 까다롭게 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별적인 내용은 제가 소상하게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좌우지간 성적 부여 자체는 담당교수님이 판단해서 한 것이고 부실한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을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거기에 대해서 조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것도 또 우연찮게도 4월에 최순실 씨가 학교에 항의를 하고 간 뒤인 6월에 이렇게 학칙이 개정 됐기 때문에요. 부총장님, 이게 참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평생 한 번 있기도 어려운 이런 우연이 최순실 씨 딸한테는 계속 일어나다 보니까 사람들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안 가질 수가 없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송덕수> 그러니까 체육특기생의 특수성을 고려한 그런 내규나 학칙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학교가 가지고 있다고 하고요. 그것에 관련된 학점 부여의 문제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일부 과목의 레포트가 보관돼 있지 않거나 하는 점들은 저도 파악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런 점들을 좀 더 특별조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신다고요?
◆ 송덕수>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그냥 '담당교수님 재량입니다' 그냥 '학칙이 우연히 이 시기에 개정이 됐습니다'라고 하고 넘기기에는 학교가 받는 타격이 너무 큽니다. 반드시 깨끗하게 정리하고 털고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송덕수> 네, 그러려고 합니다.
◇ 김현정> 이 정도 되면 책임을 지는 모습을 총장이 져야 하는 거 아니냐? 이게 지금 이화여대 교수님들 주장이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송덕수> 지금 사실은 시위 자체가 학생들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대해서 그걸 좀 처리를 하라고 하면서 시작이 됐거든요. 그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들도 많은데 여러 구성원이 반대를 해서 그것을 철회 했습니다. 이건 열심히 하다가 생긴 일이고요. 그런가 하면 요즘에 나오는 이 특혜 의혹의 경우에는 제가 보기에는 정치권에서 시작된 그런 것이고 일부 학사관리 부실이 있기는 하지만 특혜를 준 것은 없고 그런 상황인데 그런 얘기가 나와서 저는 참 답답하다는…
◇ 김현정> 특혜를 준 것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에는 아직 조사위원회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서 말입니다, 부총장님. 결과를 좀 봐야겠군요.
◆ 송덕수> 지금까지 조사된 걸로는 특혜를 어느 특정 학생을 위해서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화여대 입장 여기까지 확인하도록 하죠. 부총장님 오늘 고맙습니다.
◆ 송덕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화여대 송덕수 부총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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