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풀숲에
몰래 튼
종다리 둥지
알콩달콩
알이
세 개
이 들판에서
가장 행복한 집.
(/ '행복' 전문)
나팔꽃이
기어코
처마 끝까지 올라갔다.
저 하늘 낮달에
매달릴 모양이다.
손을 뻗쳐 올리는 것 좀 보아.
아니,
그 손을 잡으려고
기우뚱하는 낮달을 좀 보아.
(/ '나팔꽃' 전문)
산비둘기
배고픈가 봐.
국! 국! 국! 국!
국을 달래.
뻐꾸기도 배고픈가 봐.
밥국! 밥국! 밥국!
밥을 달래.
국을 달래.
(/ '배고픈 날' 전문)
권영상 지음 | 이광익 그림 | 문학과지성사 | 116쪽 | 9,000원
“우거덕 우거덕 파도친다. 에헤야 뿌려라, 씨를 활활 뿌려라. 땅의 젖을 다 먹고 와삭와삭 자라나네. 와삭와삭 자라나네…….” 왜 주인공 사샤는 아빠와 헤어진 채 고향을 떠나 503호 열차에 타야 했던 것일까? 사샤의 가족과 이웃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503호 열차를 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픈 역사 속 우리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책 속으로
할머니는 숫자를 세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쉽니다. 나도 함께 세어요. 가만히 보니까 다른 이들도 함께 숫자를 세고 숨을 쉬면서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아고야! 이럴 때 아를 나면 어쩔까” 하고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리고 “굶어 죽고, 아파 죽고, 추워 죽는 이 칸에 새 생명이 나온다” 하며 감격하는 목소리도 있어요. 자다 깨다를 반복하던 어느 순간,
“응야! 응야…….”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열차 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_ 해님이 엄마가 아기를 낳았어요
군인들은 몇 마디 말을 던지고 안톤을 빼앗아 들고 갑니다. 전염병이 생길 수 있으니 자기들이 처리하겠다는 거예요. 갑자기 해님이 엄마가 비명을 질렀어요.
“도대체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거야! 도대체!”
언제나 조용하던 해님이 엄마가 딴사람이 되었어요. 가슴을 뜯으며 소리를 질렀어요.
“우리는 짐승이 아니야! 죄인이 아니야! 노예도 아니야! 제발 내 아기를 돌려줘, 흐흑!”
해님이 엄마의 풀어헤쳐진 머리카락이 거세게 흔들렸어요. 열차 안은 술렁거렸어요. 참았던 한숨과 울음소리들이 다시 여기저기서 튀어나왔어요.
아아, 해님이 엄마 말대로 저들은 안톤을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 모두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걸까요? 왜요? 수많은 이들의 묻는 소리를 싣고 열차는 한결같은 대답을 내뱉으며 흘러갑니다.
철커덕, 철컥, 철커덕 철컥…….
_ 눈을 떠, 제발!
허혜란 지음 | 오승민 그림 | 샘터(샘터사) | 104쪽 | 10,000원
대니 그레고리 지음 | 황근하 옮김 | 세미콜론 | 164쪽 | 17,500원
'늦게 온 카네이션'은 어머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토끼 아줌마는 어버이날이 이틀이 지났는데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시장에 나옵니다. 시장 사람들이 아무리 놀려대도 아줌마는 꽃을 떼지 않습니다. 도대체 토끼 아줌마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는 가슴에 꽃을 다는 어버이날은 어버이날이 아니라, '자식의 날'임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 속에는 토끼 아줌마 말고도 또 다른 어머니의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바로 생쥐 아줌마입니다. 생쥐 아줌마는 허기진 아이들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시장에 나옵니다. 토끼 아줌마의 트럭 뒤에 숨어 먹을 것을 구하지만, 고양이 경찰 아저씨에게 들통나 먹을 것을 모두 뺏기고 맙니다. 그래도 생쥐 아줌마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순원 지음 | 이연주 그림 | 북극곰 | 44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