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은 뉴라이트의 '건국절' 주장처럼 '대한민국 수립'이 이뤄진 날로 배우게 된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부가 13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게 제출한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수·학습자료-고교 한국사'를 통해 확인됐다.
현재 밀실편찬중인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교사용 교재로, 이 교재에 실린 내용은 학생들이 배우게 될 교과서에도 사실상 그대로 실리게 된다.
해당자료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 단원에 10여쪽에 걸쳐 기술됐다. △위안부 용어 바로알기 △소녀상이 상징하는 바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수요집회 △국제사회의 결의안 등이 세부내용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굴욕 협상 논란에 휩싸인 '12·28 한일합의'에 대해선 당사자 할머니들의 반발이나 반대 입장에 대한 기술 없이 정부 입장 중심으로만 기술됐다.
해당자료 432쪽에는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서 합의가 이뤄졌다"며 "합의 내용이 성실히 이행되고 국민의 감정도 개선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기술됐다.
또 456쪽의 '한일 외교 장관회담 결과 알기' 코너에는 우리 정부의 입장 대신 "이번 발표를 통해 동(同)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는 일본 외교장관의 당시 입장을 요약 게재했다.
노 의원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사용 교재에 실린 예문은 교과서에도 실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 감정 개선 방안만 고민하라고 하는 것은 정부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교재는 또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하는 한편, 삼국통일 이후 발해와 통일신라가 양립했던 시대를 '남북국시대'로 기술했다.
앞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서 "국정교과서에 통일신라시대를 남북국시대라고 서술했다"고 밝혔고, 나중에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임을 시인했다.
국정교과서 원고본은 지난 7월 완성돼 현재 개고본 작업중이며, 이달중 수정 보완이 끝나면 다음달말쯤 현장검토본이 공개된다. 이어 최종 수정을 마친 뒤 내년 1월 결재본이 심의 확정되면 교과서를 인쇄·배포, 내년 3월부터 학교에서 가르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