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2.8% 성장률 전망…잠재성장률에 근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7월 전망치에서 0.1%포인트 또 하향 조정했다. 특히 성장률 2.8%는 잠재성장률(한 국가가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에 근접한다고 밝혀 사실상 2%대 성장을 인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의 2.7%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은은 13일 발표한 2016~17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에는 세계교역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등으로 상반기 2.5%, 하반기 3% 등 2.8%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7월 전망한 2.9%보다 1% 포인트 낮은 것이다. 올해 1월 3.2%였으나 3개월 마다 발표하는 경제전망에서 3.0%, 2.9%, 2.8%로 매번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한은 장민 조사국장은 전망치를 1%포인트 하향 조정한데 대해 "내년 세계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최근 OECD는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진단하면서 내년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통상 다음해 전망치의 경우 경제주체들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 등을 고려해 기왕이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연 초에 전망치가 높았다 연말로 가면서 낮아지는 현상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돼 왔다.

그런데 한은은 지난 7월 내년도 전망치를 2.9%로 수정 발표했다. 다음해 성장률을 3% 아래로 전망한 경우는 다음해 전망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이달에는 다시 2.8%로 낮췄다. 한은이 2%대 저성장을 사실상 현실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주열 한은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한은 추정 3%~3.2%)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2.8%의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2%대의 성장은 결코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은 2014년 3.3%를 제외하면 2012년 이후 2%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도 한은 전망대로 2% 성장을 이어갈 경우 3년 연속 3%의 벽을 넘지 못하게 된다.

그나마 한은의 전망치는 민간연구기관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2.6% 등 대부분의 민간연구기관들이 2%대 중반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고 LG경제연구원의 경우 2.2%로 낮췄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수출 부진 속에 내수에 의해 견인됐다면 내년에는 수출은 다소 호전되겠지만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 2.8% 중 내수 기여도는 1.9%로 올해 2.2%포인트에서 낮게 봤다. 대신 수출 기여도는 0.5%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건설투자의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의 건설이 감소하면서 4.1% 성장에 그쳐 올해 전망치(10.5%)에 비해 6.4%포인트 급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소비도 올해 2.4% 성장에서 2.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수출은 올해 1% 성장에서 2.5%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설비투자도 올해 –3.9%에서 내년에는 2.3% 성장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지식재생산물투자도 2.3%에서 2.9%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성장률에 따라 내년 고용은 연간 30만명이 증가해 올해 29만명보다 소폭 늘어나고 실업률은 올해와 같은 3.8%로 전망됐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은 7월 전망한 2.7%를 유지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 등 확장적 거시정책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돼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현대차 파업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2.7%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1%, 내년에는 1.9%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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