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선사 관련 희귀 유물 대거 공개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초의선사 - 바라밀 다波羅蜜 茶>전

초의 선사가 직접 사용하던 흑유黑釉 차주전자 _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
예술의전당은 초의선사(1786~1866) 열반 150주년을 기념해 <초의선사草衣禪師 - 바라밀 다波羅蜜 茶>전을 9월 30일(금)부터 11월 6일(일)까지 서울서예박물관 3층 역사상설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산사경첩’(보물1683-1호, 개인 소장), ‘청량산방시축’(개인 소장), ‘관세음보살여의주수’(개인 소장), ‘문수보살도’(범어서성보박물관 소장), ‘선문사변만어’(개인 소장), ‘죽로지실竹爐之室’(호암미술관 소장), ‘단연죽로시옥端硯竹爐詩屋’(영남대박물관 소장), ‘전다삼매煎茶三昧’(남농미술관 소장), ‘초의행草衣行’(개인 소장), ‘여백파서如白坡書’(함평군립미술관 소장) 등과 초의선사 유품으로 ‘흑유黑釉 차 주전자’(개인 소장)와 인장印章, 소장서책 등 초의 관련 걸작 및 희귀유물 70여점이 공개된다. 이는 호암미술관, 범어사성보박물관, 동국대도서관, 남농미술관 함평군립미술관,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등 국공립박물관, 사찰, 개인 등 30여 곳의 소장품이다.


문수보살도_초의作_범어사 성보박물관 소장.
우리들에게 초의는 다성茶聖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의는 다성 이전에 선장禪匠임을 잘 모르고 있다. 불화佛畵와 선묵禪墨은 물론 선시禪詩에도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동다송’은 물론이지만 ‘선문사변만어’, ‘관세음보살여의주수’, ‘십일면관음보살상’, ‘일암집’과 같은 선론과 선묵, 불화, 선시 등이 그것이다.

특히 다와 선, 시서화를 매개로 불가佛家를 넘어 유가儒家의 최고 지성들과 스승 친구 제자로 격의 없이 교유하면서 조선시대 마지막을 장식하는 걸작들의 중심에 서서 다 같이 만들어 내고 있다. 바로 다산茶山 정약용, 자하 신위, 해거도인 홍현주, 추사 김정희, 소치 허련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선禪을 키워드로 다茶와 시서화는 물론 교유를 유불儒佛을 넘나들며 관통하고 있다.

죽로지실竹爐之室_추사 김정희作_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다산과 초의 합작 시서화첩인 ‘백운동도・다산도’, 자하의 ‘남다병서’, 경화사족들과의 시회 두루마리인 ‘청량산방시축’, 해거도인에게 올린 ‘동다송’, 추사가 쓴 ‘죽로지실’, 황상의 집을 소치가 그리고 초의가 교정한 ‘일속산방도’ 등의 걸작들은 모두 초의를 중심 매개로 만들어졌다. 이것은 신분질서가 와해되는 조선 말기라 할지라도 그 힘이 여전한 조선사회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시대 인물로서 조선의 최고지성이자 실학實學의 두 거장인 다산과 추사를 한자리에서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초의를 중심으로 하면 이 모두를 유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격변기인 조선말 문화 창조의 전방위 매신저이자 개혁적이고 실천적인 스님 초의의 역할과 존재의의를 지금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다삼매煎茶三昧 _자하 신위作_남농미술관 소장.
예컨대 ‘선문사변만어’로 조선 불교 중흥의 불을 당겼는가하면, 그냥 여느 식물의 풀잎에 불과한 차茶를 선禪의 경지로 끌어 올려 우리나라 차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차의 시대를 연 사람이 초의선사다. 초의가 없었다면 적어도 유불儒佛을 회통하는, 그래서 통유通儒로서 추사 김정희는 물론 그 예술도 만들어 질 수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바라밀 다波羅蜜 茶, 즉 선禪과 다茶, 시서화詩書畵가 하나라는 입장에서 초의사상과 문예세계를 교유라는 사회관계망 속에서 유기적으로 조명하고자 하였다.
관세음보살여의주수_초의作_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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