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다산사경첩’(보물1683-1호, 개인 소장), ‘청량산방시축’(개인 소장), ‘관세음보살여의주수’(개인 소장), ‘문수보살도’(범어서성보박물관 소장), ‘선문사변만어’(개인 소장), ‘죽로지실竹爐之室’(호암미술관 소장), ‘단연죽로시옥端硯竹爐詩屋’(영남대박물관 소장), ‘전다삼매煎茶三昧’(남농미술관 소장), ‘초의행草衣行’(개인 소장), ‘여백파서如白坡書’(함평군립미술관 소장) 등과 초의선사 유품으로 ‘흑유黑釉 차 주전자’(개인 소장)와 인장印章, 소장서책 등 초의 관련 걸작 및 희귀유물 70여점이 공개된다. 이는 호암미술관, 범어사성보박물관, 동국대도서관, 남농미술관 함평군립미술관,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등 국공립박물관, 사찰, 개인 등 30여 곳의 소장품이다.
특히 다와 선, 시서화를 매개로 불가佛家를 넘어 유가儒家의 최고 지성들과 스승 친구 제자로 격의 없이 교유하면서 조선시대 마지막을 장식하는 걸작들의 중심에 서서 다 같이 만들어 내고 있다. 바로 다산茶山 정약용, 자하 신위, 해거도인 홍현주, 추사 김정희, 소치 허련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선禪을 키워드로 다茶와 시서화는 물론 교유를 유불儒佛을 넘나들며 관통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시대 인물로서 조선의 최고지성이자 실학實學의 두 거장인 다산과 추사를 한자리에서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초의를 중심으로 하면 이 모두를 유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격변기인 조선말 문화 창조의 전방위 매신저이자 개혁적이고 실천적인 스님 초의의 역할과 존재의의를 지금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바라밀 다波羅蜜 茶, 즉 선禪과 다茶, 시서화詩書畵가 하나라는 입장에서 초의사상과 문예세계를 교유라는 사회관계망 속에서 유기적으로 조명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