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부르는 게 값'…5년 사이 2배 폭등

최근 5년 간 바나나 수입물량 7.6% 증가, 수입금액은 50.7% 상승

수입과일 (사진=스마트이미지)
최근 바나나와 망고, 파인애플 등 외국산 수입과일의 소비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과일의 국내 반입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산 과일의 현지 작황에 따른 가격 변동 탓도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 과일에 익숙해져 필수 소비품목이 되면서 외국의 과일생산 농가와 딜러들이 수출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2010년 이후 5년간 수입과일 물량 25.6%25 증가, 수입금액은 83.5%25 급등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국산 과일의 국내 수입물량은 지난 2010년 82만 톤에서 2015년에는 103만 톤으로 5년 동안 25.6%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수입금액은 2010년 9천451억 원에서 2015년은 1조7천345억 원으로 무려 83.5%나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입과일의 톤당 반입가격이 115만 원에서 168만 원으로 5년 사이에 46%나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국내 수입과일의 35%를 차지하며 국민과일 반열에 오른 바나나의 경우 수입물량이 지난 2010년 33만8천 톤에서 2015년은 36만3천 톤으로 7.6%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바나나 수입금액은 2억1천만 달러에서 3억2천만 달러로 50.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나에 이어 국내 소비가 두 번째로 많은 오렌지의 경우도 2010년 11만 톤에서 2015년에는 11만2천 톤으로 1.8% 증가에 머물렀지만, 수입금액은 1억3천만 달러에서 1억7천만 달러로 무려 30.7%나 급증했다.

파인애플 역시 같은 기간 전체 수입물량은 6만 톤에서 6만8천 톤으로 13.3% 늘었지만 수입금액은 4천500만 달러에서 5천600만 달러로 24.4% 증가했다.

이밖에, 망고는 수입물량이 2010년 1천351톤에서 2015년에는 1만3천469톤으로 5년 사이에 무려 10배 가량 증가했다. 포도는 1.9배, 레몬은 3배, 자몽은 3.2배, 체리는 3.3배 증가했다.

◇ 수입과일 국내 도매가격도 덩달아 오름세, 소비자 '울며 겨자 먹기' 구입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과일 소비량은 360만 톤 규모로 이 가운데 국내산이 72%인 260만 톤을 차지하고 나머지 28%인 100만 톤은 수입과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국내 과일 소비시장에서 외국산 수입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산 과일 소비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이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수입산 열대과일에 그만큼 익숙해지면서 수입가격뿐만 아니라 국내 도매가격도 덩달아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락동 도매시장에 따르면, 바나나 7kg 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2010년 1만4천900원에서 2015년에는 2만1천800원으로 46.3% 올랐다. 최근 5년 동안 해마다 10% 가까이 오른 것이다.

오렌지도 18kg 상품 기준 도매가격이 지난 2011년 이후 3만8천 원대를 유지하다 2015년에는 4만5천원까지 올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일 수입업자들의 마진율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며 “비싸게 수입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무턱대고 비싸게 판매할 수 없다 보니, 대형마트를 통해 적정 이윤만 남기고 판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일 수입가격은 국제환율 변동과 세계 과일 작황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소비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도 어쩔 수 없이 값비싼 열대과일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 열대과일 부적합 판정 증가, 위생안전 비상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외국산 열대과일의 수입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으나 위생안전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부적격 판정을 받은 수입농산물은 16만여 건으로 연평균 3만2천여 건에 달했다.

2012년에는 2만9천600여건으로 3만건 미만이었지만 지난해는 3만5천800여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입농산물 대비 부적합률은 2012년 15.6%에서 지난해는 17.2%까지 높아졌고, 특히 올해는 7월까지 21.5%를 기록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품목은 바나나가 4만여 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오렌지가 3만8천여 건, 파인애플이 1만여 건으로 수입과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수입과일은 잔류농약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거나, 검역 과정에서 해충과 금지 식물 등이 발견된 경우가 많았다.

김 의원은 “해외 농산물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부적격 수입과일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검역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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