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파행에 속타는 초선들…'본격 데뷔전','우수의정상' 모두 멀어져

與위원장 상임위 野의원들 부글부글, 與의원들은 보도자료도 못 내고 벙어리 냉가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의결로 촉발된 여야의 극한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야당 의원들만으로 열리고 열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가결에 반발하는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거부로 20대 국회 첫 국감 파행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여야 초선의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주말은 물론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며 국감 준비에 연일 밤을 지새웠지만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단 우려에서다.


대선 직전에 열리는 내년 국감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저조할 수 있어 어쩌면 올해가 화력을 뽐낼 유일한 기회일 수 있는데, 국감 파행으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첫 국감을 통해 여의도에 '본격적인 데뷔'를 꿈꿨던 초선 의원들은 국회 파행은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국감에서 야당 의원이 위원장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8개 상임위는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다만 이들 상임위에 속한 야당 의원들은 '행정부를 방어하는' 여당 의원들의 부재 속에 정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실제로 교문위에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특혜 의혹, 산자위에서는 연이은 강진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문제에 대한 지적, 환노위에서는 청년희망재단 특혜 의혹 등이 다뤄지며 일부 야당 의원들의 활약상이 알려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국감이 비록 야당 의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지만 대단히 여러 성과가 있었다"며 호평한 이유다.

하지만 ▲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여당 의원이 위원장인 8개 상임위는 파행이 이어져 이들 상임위에 속한 야당 초선 의원들은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안행위 소속인 더민주 김영진 의원은 최근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는 많은 시간을 통해서 여러 국정 난맥상을 짚고 있는데 여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 소속 초선들은 가방만 들고 왔가갔다 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한 첫번쨰 약속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 이었다"고 답답한을 토로했다.

미방위 소속인 더민주 고용진 의원도 "가방만 들고 (국회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제가 당선될 때 '밥값 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밥값을 못하고 있어서 유권자들을 보기에 부끄럽다"고 말했다.

안행위 소속인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도 "초선 의원들은 이번 국감이 의원이 된 뒤 첫 데뷔전이어서 추석과 주말까지 반납하고 준비해왔는데 무대 자체가 없어져버리니까 굉장히 허탈하고 답답하다"며 "국감이 실력을 겨루는 측면도 있어서 많이 준비했는데 많이 준비한 사람일수록 허탈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여당 초선 의원들의 상황은 더욱 답답하다. 국감 참여는 물론이고 보도자료 배포조차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처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새누리당 의원은 "당내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다. 아직 초선 의원이라서 의원총회에서 따로 목소리는 내지 않고 않지만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며 "의원들 중에 국감을 하기 싫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각종 NGO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받을 때 상임위 출석률과 활동을 기본으로 삼는데 일주일이나 국감에 들어오지 않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수의정상' 수상에서는 멀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의정상은 의정활동보고서 단골항목인데 국감에 들어가지 못하는 의원들의 답답함은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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