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29일 장이 끝난 후 미국 제넥텍과 1조원 규모의 '표적 항암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를 했다.
이같은 호재에 한미약품은 30일 시장 초반 5%대까지 급등했으나 오전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이 도입한 자사의 내성 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에 대한 권리를 반환한다'는 악재 공시를 냈다.
한미약품이 제넨텍과의 호재성 공시를 29일 오후에 했는데, 하루 만인 30일 오전 악재성 공시를 내면서 시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올무티닙은 한미약품이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7억3000만달러(약 8500억원)에 기술을 수출한 신약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한미약품이 진행했던 1·2상을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3상을 진행했다. 2017년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었다.
30일 장 초반 급등했던 한미약품 주가는 악재 공시가 나오면서 투매 현상이 나타나 결국 18.06% 폭락으로 장을 마쳤다.
한미약품이 악재성 공시를 앞두고 직전 호재성 공시를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한미약품은 오전에 베링거인겔하임과 기술수출을 했다고 호재성 공시를 낸 후 오후에 영업이익이 70%나 줄었다는 악재 공시를 내 주가가 곤두박질 친 바 있다.
한미약품발 쇼크로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30일 코스피 제약품 업종지수는 5.75%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하기로 한 것은, 경쟁약물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내성표적 폐암신약 '타그리소'가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이미 시장을 선점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는 임상 시험을 전격 중단한 이유가 임상 시험에서 심각한 피부 독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베링거인겔하임은 임상데이터에 대한 재평가와 최근 세계 동향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글로벌 신약 기술은 이전 과정에서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