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미론치크 벨라루스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인 지난해 3월 북한 측에서 벨라루스에 대사관 개설을 요청했다"면서 "당시 양국은 무역과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다.
그러나 "양측의 만남 이후 무역과 경제를 담당하는 3명의 북한 외교관이 벨라루스 외무부로부터 승인됐지만, 완전한 기능을 하는 북한의 대사관은 벨라루스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론치크 대변인은 "북한 측 대사가 임명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 결정은 별도로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벨라루스의 최대 인터넷 뉴스 포털인 ‘툿 닷 바이 (TUT.BY)’는 지난 27일 "북한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실제로 대사관을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민스크시내 주택가의 2층 벽돌 주택을 개조한 북한 대사관에는 인공기와 ‘벨라루씨 공화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고 씌인 명패가 확인됐다.
지난 19일 열린 개소식 행사 참석자는 이 매체에 "북한 외교사절단 일행과 각국 외교관, 벨라루스 외교부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사관에 인공기가 내걸렸다"고 전했다.
이 참석자는 "이후 대사관 건물 안에서 축하 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수년 전 지어진 뒤 빈 채로 방치됐던 대사관 건물에서 수 주 전부터 대사관 개설을 준비하려는 듯 공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사관 인근 주민들은 "개소식 이후 건물 창문에 불이 켜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밝혔고 지난 23일 기자들이 북한 대사관을 찾았을 때도 아무 인기척도 없었다"는 전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 21일 벨라루스에 대사관이 개설됐다고 보도하자 벨라루스 외교부는 이를 즉시 확인하지 않고 부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이 5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 대사관 개설 사실을 공표하는 데 외교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