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이자폭탄 공포, 금리 0.25%p 오르면 이자 연 2조↑

연소득 1억1천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가계부채의 절반

우리나라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부담이 연 2조 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1천2백5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이자폭탄이 현실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의원에 제출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부담은 2조 250억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사, 할부금융사,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총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1천191조원이며, 이 가운데 805조3천억원(67.6%)이 변동금리 대출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0.25% 포인트 올리고, 이것이 대출 금리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이자 부담이 연간 2조250억원 증가하게 된다.

가계부채의 절반 가까이는 소득 5분위의 고소득계층이 차지했다.


한은과 금융감독원, 통계청이 전국의 2만 가구를 상대로 표본 조사한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소득 5분위 금융부채 분포를 적용할 경우 연평균 소득이 1억930만원 이상인 소득 5분위는 전체 금융부채의 45.8%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출금리가 0.25% 인상되면 이들이 연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리는 9250억원에 이른다.

또 연평균 소득이 5791만원인 소득 4분위의 이자부담은 5천억 원, 평균소득이 3895만 원인 소득 3분위의 이자부담은 3천억원이었다. 평균소득이 2354만원인 소득 2분위의 이자부담은 2250억원, 평균소득이 862만원인 소득 1분위의 이자부담은 75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계부채에서 고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은 금융시스템 안정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금리 인상 시 소비감소로 이어져 성장률을 떨어트리는 등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득하위 계층의 경우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저소득으로 이자부담 능력이 떨어지면서 취약계층을 양산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2일 끝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에 기준금리 인상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시차는 생길 수 있지만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박 의원은 "정부가 경기부양을 한다는 이유로 방치했던 가계부채가 연말 미국 금리 인상기가 임박함에 따라 한국경제의 뇌관이 되었다"고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주택 경기 부양으로 성장률을 떠받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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