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499주년을 맞아 유럽 종교개혁지를 탐방 중인 세계성령중앙협의회 순례단이 8일 프랑스 노용 칼빈 생가 기념관에서 ‘칼빈과 한국교회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순례단은 칼빈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절대주권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고 주창한 칼빈의 개혁정신을 재조명했다.
강사로 나선 군포제일교회 권태진 목사는 “칼빈은 성경적 관점에서 교회 권위나 전통, 교황의 말이 성경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하고 있다”며, “칼빈은 오직 하나님 말씀 앞에서 모두가 동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또, “칼빈은 구약과 신약 대부분을 주석하고, 라틴어 전집 59권 가운데 절반 이상인 34권에서 성경 번역과 주해를 했다”며,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던 성경학자였다”고 평가했다.
성경을 중요시했던 칼빈의 개혁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체질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세계교회사에 유례없는 성장을 경험한 한국교회가 성장주의의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성경적 관점으로 시각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성협 대표회장 배진기 목사는 “칼빈이 외친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정신을 가지고 삶과 목회 현장을 섬겨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종교개혁지 순례단, 칼빈 생가 방문이어 제네바, 스트라스부르크까지 칼빈 일대기 순례
세미나를 마친 순례단은 칼빈 생가 전시관과 유년 시절 가톨릭 신앙생활을 했던 노용 노트르담성당을 둘러봤다.
칼빈 생가 기념관에는 칼빈의 역작 <기독교강요> 원본과 종교개혁 활동상을 담은 당시의 그림들과 유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전시된 <성경의 무게>라는 작품 속에는 베드로의 열쇠와 교황, 법전의 모든 무게를 합친 저울이 성경 한권의 무게보다 가볍게 표현돼 칼빈의 종교개혁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칼빈이 핍박을 피해 예배를 드렸던 간의 의자도 눈길을 끈다.
세성협 종교개혁 순례단 실무를 맡은 정균양 목사는 “칼빈이 주장하는 신앙의 핵심 중에 하나는 모든 정치적인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영적 권위를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신조를 기독교강요와 함께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순례단은 9일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해 종교개혁기념비를 마주했다. 종교개혁기념비는 로마 가톨릭에 항의해 믿음을 쟁취한 프로테스탄트를 기념하기위해 칼빈 탄생 400주년인 1909년에 공사를 시작해 1917년에 완공됐다. 가로 100미터 세로 10미터 높이의 기념비에는 칼빈과 파렐, 베즈, 스코틀랜드 장로교 창시자 존 녹스 등 4명의 조각상이 새겨져있다. 기념비 상부에는 ‘어둠 뒤에 빛이 있으라’는 뜻의 라틴어가 새겨져 있어 당시 종교개혁가들의 비장함을 가늠해볼 수 있다.
순례단은 프랑스에서 개신교도 핍박을 피해 스위스로 온 위그노를 위해 목회를 했던 성 베드로교회를 둘러본 뒤 10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로 이동해 칼빈이 3년 동안 목회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성 마들렌교회와 니콜라스교회, 방패교회들을 차례로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