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강진] "내 생애 이런 지진이…쌓였던 에너지 터졌다"

"최대 강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탓"

한반도에서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경북 경주 인근에서 발생하면서 지진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반도는 지반이 불안정한 '환태평양 조산대', 즉 '불의 고리'에서 떨어져 있어 비교적 지진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서울대 김재관 지진공학연구센터 소장은 "판의 경계에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판 내부에 위치했다고 해서 반드시 (지진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라며 "한반도 주변에 쌓였던 에너지가 터지면서 강진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지진의 원인으로 2011년에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을 조심스럽게 지목했다.

그는 "아직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지진학자들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각이 크게 움직이면서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한반도 주변에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연세대 홍태경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5.0대 지진이 연거푸 발생한 점을 짚어내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는 판 내부에 위치해 있어 지진이 발생하면 비교적 쉽게 지진 에너지가 해소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강진이 연거푸 발생했다. 판 내부에서 강진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이번 지진이 향후 다른 지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큰 규모의 단층은 그 에너지가 멀리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단층에도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한반도는 암질이 딱딱해 에너지가 크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이준기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사실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이다. 한반도가 비교적 지진의 위협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맞지만,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여러 데이터를 모아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지진만 연구해왔던 나조차 살아생전에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5.1규모의 전진에 이어 5.8규모의 본진이 연이어 발생한 '패턴'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지진과 달리 큰 지진들은 강력한 전진에 이어 본진이 오는 패턴이 일반적"이라며 "한동안 크고작은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상=포항CBS)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