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작금의 난맥상을 건강한 대한민국으로 만들기 위한 적합한 단초(端初)로 제시하면서, 사드배치로 논란을 일고 있는 우리사회 현실에 대해서 대국에 나약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세태를 반성하게 하면서 독자에게 신선한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도대체 고구려는 어떤 나라일까?’, ‘당시 인구가 중원에 약 20분지 일 정도에 불과했던 고구려가 통일 국가이면서 세계 최강국인 중국의 수, 당과 79년간 밀리지 않았던 고구려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진정성을 담아 독자에게 구체적으로 답한다. 책의 앞부분에 소개하는 온달전을 통해 고구려가 신의의 나라, 믿음과 정언을 따르는 고구려인의 정신을 소개하면서 제국을 이룬 정신적 배경을 설명한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에 관해 고구려가 한나라의 태원(현재 북경의 서쪽 지역)까지도 진출하였다는 삼국사기 및 후한서 고구려전의 기록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처구니없게도 이 나라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잘못 기록되었을 것이라는 논지를 펴고 있는 학자들도 있다. 한편 후한의 관구검이 고구려를 쳐들어 온 기사는 고구려의 전체 역사가 몇 쪽에 불과한 국사교과서에도 버젓이 우리의 고난의 과거로 새겨져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거의 한나라‘관구검’을 기억하는 실정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개탄하고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한 관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 일연의 〈삼국유사〉 이규보의 〈동명왕편〉 등 현존하는 몇몇 사서와 역사 현실 파악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국내외 한국사학자들의 논문과 광개토대왕의 비문 그리고 고구려 고분벽화도감에서 고구려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저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고구려는 신라 백제와 더불어 일컬어지는 삼국 중의 한나라가 아니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고구려인들은 굳건하고 국가 철학을 갖고 있었으며, 고구려는 상상 이상의 풍족한 생활, 불굴의 상무정신 등 건전한 심신을 겸비한 대제국이었다고 설파한다.
책의 제목으로 사용한 ‘治兵積穀’의 제자(制字)는 고구려의 웅혼(雄渾)을 되살려보고자 광개토대왕비문의 자획 중에서 빌어 왔다.
배형순 지음 | 아트하우스 | 225쪽 | 1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