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수비·침대축구' 넘어야 9회 연속 월드컵도 보인다

시리아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슈틸리케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는 아시아 강호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48위(8월11일 기준)로 39위 이란에 이은 아시아 2위다. 일본이 49위, 호주가 57위다. 이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박혀있을 정도.


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 강호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한 이겨내야 할 숙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상대의 밀집수비와 침대축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시리아와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1승1무, 시리아는 1무1패가 됐다.

충격적인 0-0 무승부였다. 대승은 커녕 승점 3점도 챙기지 못했다. 내전으로 인해 한국전을 말레이시아에서 치렀던 시리아가 나머지 홈 경기장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손해가 더 크다. 몰수패 처리되면서 나머지 팀들은 3-0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의 밀집수비를 예상하고 직선적인 공격을 주문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수비를 달고 나온 틈을 노리는 침투패스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이재성(전북)의 측면 공격도 활발했다. 그런데 세밀하지 못했다. 전후반 때린 슈팅은 고작 6개에 불과했다. 볼 점유율이 6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너무 적은 슈치다. 유효 슈팅은 2개였다.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기도 하다. 언제나 아시아 강호로 군림했던 한국이지만, 약체들의 대놓고 펼치는 밀집수비에는 늘 고전했다.

게다가 중국, 시리아와 1~2차전에는 정통 공격수도 부족했다.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이 소속팀 적응 문제로 빠졌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대체 자원을 부르지 않았다. 자신만만했지만, 결국 시리아전에서는 해결사가 없었다.

침대축구도 한국을 괴롭혔다.

시리아는 작정하고 넘어졌다. 골키퍼는 다리를 시작으로 팔에 통증을 호소하며 툭하면 쓰러졌다. 진짜 아픈지 킥 대신 주먹으로 공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교체를 요청했지만, 시리아 벤치에서는 시간을 끌기 위해 묵살했다. 신발 끈이 풀렸을 때도 장갑을 벗고 직접 묶으며 시간을 벌었다.

시간의 압박이 다가오자 한국은 흔들렸다.후반 25분 이후 시리아의 역습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후반 28분과 후반 39분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이 없었다면 승점 1점도 못 얻을 수 있었다.

밀집수비와 침대축구. A조에서 이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써왔던, 또 쓸 전술이다. 시리아전에서는 알고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밀집수비와 침대축구를 이겨내지 못한다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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