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이번엔 북미행' 글로벌 현장 경영 강화

유럽방문에 이어 한달만에 미국 메시코 방문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이 러시아 체코 등 유럽 방문에 이어 한달 만에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 지역을 방문해 글로벌 현장 경영을 강화한다.

정몽구 회장은 미국 자동차 시장 현황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초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의 현대기아차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다시 해외공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일부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해외에서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기 진작을 통해 생산·판매를 독려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우선 LA에 위치한 미국판매법인 업무보고 석상에서 현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선전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8월까지 미국에서 96만4천대를 판매, 2.5% 성장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 0.5% 보다 2.0% 포인트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8.3%를 기록 중이다.

대선 이슈와 금융 불안 등 녹록하지 않은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동차 업체간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특히 유럽 자동차 시장이 하반기부터 정체로 전환되고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지속성장의 열쇠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의 성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화다”라면서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혁신, 고객, 품질로 시장을 앞서가야 한다”고 밝힐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이어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 확대 유지를 위해 ▲고급차 ▲친환경차 ▲SUV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주문한다.

미국 고급차 시장에 선보이는 제네시스 G80와 G90(국내명 : EQ900)의 성공적 안착은 물론, 친환경차 및 SUV 수요 변화에 능동적 대응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복안이다.


제네시스는 1세대가 지난 2008년 미국에 첫 선을 보인 이래 고급차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제네시스 브랜드로 새로 태어난 G80와 9월부터 제네시스 브랜드 최상위 모델인 G90가 판매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달 G80의 가격을 공개하면서 시작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650달러 높은 4만1,400달러로 책정하는 등 고급차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가격을 4만 달러 이상으로 올린 것은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G80의 판매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저유가 영향으로 미국 친환경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수년 내 친환경차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중 미국시장에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기아차는 K5(현지명 : 옵티마)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경쟁력 있는 SUV 차종들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올 8월까지 투싼과 스포티지가 전년 대비 각각 75%와 64% 증가한 5만8천대, 5만7천대 판매되는 등 현대·기아차의 전체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28만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SUV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6월 기존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던 싼타페를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관 생산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중요 변곡점마다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시장변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8년 미국 판매가 9만대까지 떨어지자 이듬해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미국 판매의 돌파구를 열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2009년에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마케팅을 통해 불황을 극복했다.

한편, 정 회장은 미국 시장 점검을 마친 뒤 멕시코 누에보 네온 주로 이동해 7일(현지시각) 예정된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행사를 주관할 예정이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2014년 10월 착공에 들어가 1년 7개월여 만인 올해 5월 양산을 시작했다. 멕시코 공장은 관세율이 높은 남미지역 공략에 유리할 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에 가입돼 있어 북미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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