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한때 3-0까지 밀렸던 중국이지만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2골을 따라잡았다. 자칫 무승부 또는 역전승까지도 노려볼 만큼 한국을 위협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힘든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쉬운 경기가 되리라 생각 안 했다. 쉽게 중국 정도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오늘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이기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밝혔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이날 중국은 절대 만만한 상대임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아시아의 맹주로 군림하는 한국을 충분히 긴장케 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축구 굴기' 정책으로 자국 리그와 대표팀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자국 리그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12개 팀으로 출발한 슈퍼리그는 어느덧 16개 팀까지 불어났다. 관중 역시 지난해 500만명을 돌파할 만큼 어마어마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중국 축구는 잠재적인 한국의 경쟁상대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몇 년 뒤에는 우리 또한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이 축구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쓴다면 향후 정말 위협적인 나라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축구 전문가들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중국전을 지켜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중국이 7~8년 전부터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5~10년만 지나면 전혀 다른 팀으로 변해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유상철 JTBC 해설위원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선수 시절 겪은 중국과 지금의 중국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이런 부분이 한국에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돈이 실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축구가 막대한 자금을 등에 업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이런 중국 축구가 향후 축구 판도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