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에서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왜 빠졌나?

"수요 측면까지 건드리면 부동산 경기 급랭" 논리 먹혀...일단 단속 강화로 대응

모델하우스 앞 늘서선 긴 줄. (사진=자료사진)
1250조원을 돌파하며 고삐풀린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정부 대책이 25일 발표됐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던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조치는 결국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서 제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박선호 주택토지실장은 이날 "분양권 전매제한을 비롯한 청약제도를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일부 있었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금융위 등 금융권에서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등을 국토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는 이번 대책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지나치게 수요를 제약할 경우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국토부의 논리가 먹혔다.

박 실장은 "1차적으로는 공급과잉에 의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청약 시장도 지역적으로 차별화가 일어나고 있어 수요 측면에 영향을 주는 분양권 전매제한을 강화하면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괴리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 등에서 분양권 전매가 과열 양상을 띠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보면 수요가 과열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 실제로 7월 누계 청약경쟁률은 부산(73:1)과 서울강남(41:1), 대구(33:1), 제주(31:1) 등에서는 높게 나타나지만, 인천(1.9:1)과 충남(1.1:1), 대전(1.6:1), 경북(1.5:1) 등은 저조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주택 공급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의 조치로 수요가 줄어들 경우,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냉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토부의 논리다.

이에따라 국토부는 수요 측면에서는 청약통장 불법거래, 떴다방, 분양권 불법전매 등 불법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관리를 해나갈 방침이다.

박 실장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며 일회성 단속이 아니라 장기적인 단속, 그리고 특정지역이 아닌 상황에 따라 이동하면서 현장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서는 일단 지난해와 올해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요측면 보다는 공급측면의 관리가 우선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토지주택공사의 택지공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건설사에 대한 PF 대출보증이나 분양보증 요건을 한층 더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무분별한 주택사업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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