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는 레슬링 남자 그로케로만형 75kg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급을 올려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 16강전에서 판정 논란 속에 패했다.
김현우는 주저 앉지 않았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픈 오른팔을 부여잡고 따낸 동메달이었다.
김현우는 24일 귀국한 뒤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금메달만 보고 준비했는데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다"면서 "하지만 금메달 못지 않은 동메달을 땄다. 국민들의 많은 격려 덕분에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모처럼 활짝 웃었다.
리듬체조 손연재도 꿈이었던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손연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결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고, 순위도 5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러시아 및 동유럽 선수들 사이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지만, 이내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만큼 4년 동안 올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땀도 값졌다. 사실 비인기 종목이 유일하게 관심을 받는 때가 바로 올림픽이다. 그런데 올림픽에서도 외면 받았던 비인기 종목들도 있다. 흔히 말하는 메달 가능성이 적은 종목.
하지만 이들의 올림픽도 실패는 아니다. 메달이라는 꿈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메달과 함께 인기 종목으로 가겠다는 꿈이다.
근대 5종 최은종 감독은 "너무 아쉬움이 크다. 준비를 충분히 했고,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월드컵,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면서 "올림픽 신이 이 정도만 준 것 같다. 됴코에서는 기필코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 메달을 따면 비인기 종목에서 인기 종목으로 나가는 하나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표로 4년 동안 땀을 흘린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줘서 국가대표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는 손연재의 말처럼 금메달, 또는 메달 만이 전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