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외식업체 수도 65만 개가 넘어, 인구 78명당 음식점이 1개에 이를 정도로 외식업계의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는 국내 농축산물 원재료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내 식품산업의 성장에 비해 농림업은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수입 농축산물이 원재료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국내산 신선 농축산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1개월 이상 냉동상태에서 수입된 외국산 농축산물이 또 다시 냉동조리식품으로 재 가공돼 유통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최근 발표한 '식품산업 주요지표'에 따르면, 국내 음식료품 제조업과 음식점업, 농림업 등 전체 식품산업 규모는 2014년 기준 164조 원으로 2004년 92조 원에 비해 78.2% 증가했다.
10년 동안 연평균 5.9%씩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음식료품 제조업의 성장속도가 무섭다.
국내 음식료품 제조업의 전체 매출액은 2014년 80조 원으로 연평균 6.3%씩 성장하며 10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산 품목별 출하액은 포장육이 3조56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우유가 2조7100억 원, 맥주 2조5440억 원, 닭고기 2조3320억 원, 라면 1조7700억 원, 아이스크림 1조1470억 원 등의 순이었다.
무엇보다도 음식료품 제조업의 성장 배경에는 간편 식품이 자리하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족이 늘어나면서 냉동만두와 김밥, 도시락, 진공포장 식품 등 간편식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출하액 기준 2004년 1조2천억 원에서 2014년에는 3조5000억 원으로 2.9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기준 국내 음식점과 주점업소는 모두 65만 개로 2004년 60만 개에 비해 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점과 주점업소가 인구 78명당 1개에 달할 정도로 많다.
이 중 한식 음식점이 30만2000개(46.5%)로 가장 많고, 커피숍 등 비알콜 음료점 5만6000개(8.6%), 분식·김밥 전문점 4만6000개(7.1%), 치킨 전문점 3만2000개(4.9%) 등이다.
이들 음식점과 주점업소의 전체 매출액은 84조 원으로 2004년 48조 원에 비해 5.7% 증가했다.
업소당 매출액은 평균 1억2900만 원으로 4.8% 늘어났다. 서양식 음식점의 평균 매출액이 3억6000만 원으로 가장 많고, 일식 음식점 3억 원, 한식 음식점 1억2000만 원, 치킨전문점 1억 원, 분식·김밥전문점 7000만 원 등이다.
이처럼 국내 음식료품 제조업과 외식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식재료인 농축산물의 소비시장도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국내 농림업의 성장속도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 국내 농림업 규모는 47조 3000억 원으로 2004년 37조 3000억 원에 비해 26.8%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음식료품 제조업이 84%, 외식산업이 73% 증가한 것과 비교해 매우 저조한다.
과거 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도 농림업은 2.4%로 음식료품 6.3%, 외식산업 5.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식품산업에서 국산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원재료 비중은 20%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음식료품 업체들의 경우는 국내 농축산물 비중이 15% 정도에 불과하고 외식업체는 이 보다 조금 높은 25% 수준"이라며 "국내 농축산물 시장 안정과 농민 소득 보장을 위해선 국내산 원료를 더 많이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