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육상 4x100m 계주에서 전통의 육상 강호 미국마저 제치고 자메이카에 이어 두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일본은 은메달과 함께 37초60으로 하루만에 아시아 신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일본은 전날 열린 예선에서는 중국이 지난해 베이징세계선수권에서 세운 37초92의 아시아 기록을 0.24초 앞당긴 37초68의 기록을 세우며 자메이카를 넘어 조1위로 올라왔다.
이번 은메달로 일본은 금 12개, 은 8개, 동 21개로 종합순위(금메달 중심) 6위 자리를 굳혔다. 총 메달 개수는 무려 41개로 한국(19개)의 2배가 넘는다.
이같은 일본의 '깜짝 은메달'은 사실 예고된 이변이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유학파 출신 유망주를 중심으로 계주에 집중 투자했던 일본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손에 넣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그동안 2001년에 국립 스포츠 과학 센터를, 2007년에는 태릉선수촌을 모델로 내셔널트레이닝센터를 세웠고, 지난해 5월에는 스포츠 정책 투자를 주관할 '스포츠청'까지 신설하며 아낌없는 투자를 펼쳐왔다.
전원 10초 초반대 수준의 100m 최고기록을 보유한 야마가타 료타-이즈카 쇼타-기류 요시히데-캠브리지 아스카가로 이어진 이번 계주팀 선수들이 일본 스포츠 투자의 결실이었다. 하지만 9초대 선수들로 채워진 미국 등에 비하면 여전히 세계의 벽은 높아보였다.
언더핸드 패스는 기존 방식보다 주자 간 거리를 좁혀서 넘겨주는 선수가 가속을 유지할 수 있고, 바통을 받는 선수의 상체도 덜 흔들려 주고 받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바통을 받는 선수의 가속이 떨어져 국제 육상계에서 외면받았다.
일본은 바통을 받는 주자가 팔을 뒤로 길게 뻗는 연습을 반복해 이같은 단점을 극복해냈다. 마이니치 신문은 바통을 주고받는 1~2주자의 거리는 15~20m, 이후는 10~15m로 줄인 일본팀의 전략을 두 주자 간 속도의 '최대공약수'라고 표현했고, 비교적 주력이 약한 일본 선수들이 미국 선수들을 앞지른 승부수가 됐다.
또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던 야마가타와 이즈카를 1~2번 주자로, 에이스인 기류를 3번 주자로 내세운 반면 경험이 부족한 캠브리지를 4번 주자로 돌려 부담없이 전력질주하도록 한 점도 주효했다.
특히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켐브릿지 아스카는 축구선수에서 육상으로 종목을 바꾼 덕분에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결승선을 두번째로 통과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3연속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우사인 볼트도 "일본대표팀의 바통을 전달하는 방식에 놀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