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원내 수석부대표는 19일 KBS 라디오에 출연, 우 수석 거취와 관련해 "억울한 면도 있고 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대통령께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한 번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 고민도 해봐야 하지 않겠나싶다"고 밝혔다.
그는 "어찌되었건 특별감찰관이 감찰 결과에 따라서 검찰의 수사 의뢰를 했다는 부분은 저희들이 가볍게 보지는 않는다"고도 말했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별감찰관의 수사 의뢰가 제기된 상황에서 (민정수석) 직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며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우 수석은 대통령과 정부에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다"면서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와 달리, 이정현 대표는 우 수석을 계속 엄호하고 있다. 8.9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에선 비박계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우 수석 경질론이 제기돼왔고,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선 대부분 당권주자들도 동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과 지지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덮다시피 하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당의 투 톱 가운데 한 축인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가 청와대에 직언을 함으로써 사실상 '반기'를 드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발언권 제한 조치에 언로가 막히자 정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이란 우회로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냈다는 점도 지도부 내 미묘한 갈등 조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친박계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고 정세 판단이 빠른 정 원내대표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내용 유출 의혹 건이 여권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보고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 이후 야당이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자칫 시기를 놓칠 경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치권에선 우 수석이 사퇴를 거부한 채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 그 결과와 상관없이 비판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명분만 강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