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순서>
1. 우리 시대의 연극 저널리즘 / '검열언어의 정치학 : 두 개의 국민'
2. 포르노 시대 한가운데에 선 나를 보다 / '그러므로 포르노 2016'
3. 그들이 ‘안티고네’를 선택한 이유 / '안티고네 2016'
4. 주장이 구호가 안 되게 서사의 깊이 보장해야 / '해야 된다'
5. 2016년 우리는 <김일성 만세>를 볼 수 있는가 / '자유가우리를의심케하리라'
6. 불신, 이래도 안 하실 겁니까? / '불신의 힘'
7. 그는 검열하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겠지 / '15분'
8.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 것일까? / '광장의 왕'
9.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과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 / '이반 검열'
10. “내 정보는 이미 팔렸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 '삐끼ing', '금지된 장난'
(계속)
톡방을 이끌어 가는 '삐끼'는 카페 풍경 사진을, 포털사이트 뉴스를, 음악을, 연극 리플릿 사진을 ‘공유’ 하라고 우리에게 주문한다. 아무렇지 않게 나만의 것들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일상적인 이 일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지 모두 카톡을 즐기고 있다.
그 단톡방 안엔 우리가 보낸 메시지대로 꼭두각시 인형처럼 움직이던 여자가 함께 있다 사라졌다. 그리고 등장한 새로운 남자. 이 남자를 따라 이동하라는 '삐끼'의 제안에 우린 사라진 여자처럼 꼭두각시가 되어 움직인다.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연우소극장. 암전 상태의 극장에서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우린 앉아 있었다. 10여 분 뒤 불이 켜져 ‘삐끼ing’ 연극은 끝났다는 신호를 주기 전까지. 그리고, 나는 30여분 후 그가 데려가 준 그 곳에서 ‘금지된 장난’이라는 연극을 본다. '삐끼'는 근처 어느 곳에서 본인 의도대로 앉아있는 나를 보고 비웃고 있을 성 싶다.
안전한 그 칩은 혈당 체크 및 GPS 기능에 신용 카드 기능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계획적인 생활도 가능하게 하게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데이터화 되면서 생활은 물론 사사로운 감정마저 검열 대상에 오르게 된다는 걸 잊고 있다.
단순히 웃어넘기기엔 껄끄럽게 걸리는 배우의 대사가 들린다.
“내 정보는 이미 팔렸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강난희 / 어설픈 텃밭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