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재 사무총장은 10일 신임 이정현 대표가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최고위원들이 제한 없이 말해 왔는데, (앞으로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만 공개 발언을 한다"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최고위원들은 정책과 관련된 발언을 하되 당내 문제에 대해선 비공개 논의를 통해 조율되고 정제된 논의를 당 대변인 통해 알리는 운영 방안을 토의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최고위원들의 공개 발언을 금지하고 비공개 때만 발언권을 준다는 얘기다.
이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한 만큼 이제 집단 지도체제가 아니지 않느냐"라며 "회의에 들어가 보니 최고위원들 중 다수가 초선이더라"라고 지적했다.
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기엔 여러모로 현재 최고위원들의 급이 낮다는 평가와 같다. 하지만 현재 최고위원은 조원진(3선), 이장우(재선), 강석호(3선‧이상 전당대회 득표 순) 의원과 최연혜(초선) 여성최고위원, 유창수(원외) 청년최고위원 등으로 초선은 최 최고위원 한 명뿐이다.
그럼에도 발언을 제한한다는 취지는 당 대표의 발언권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사무총장은 "봉숭아 학당 비판을 면하자는 취지"하며 "최고위원들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로가 막힌 비박계로선 회의석상에서 공개 발언을 통한 의견 개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이 최고위에 유일하게 입성했지만 공개 발언권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조찬 모임, 심야 회의 등을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당직자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군기잡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재 수시로 열리는 당정회의에 장‧차관 대신 정부 부처의 실‧국장을 부르겠다는 뜻도 전했다. 당 입장에서 보면 논의 대상의 급이 격하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