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행정전화 요금만 211억
-책임지는 사람 없어…KT도 무혐의
-내부고발? 후회는 없어
-3년만 복직, 1개월만의 재징계
-보호조치됐지만 KT 소송 가능성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해관(KT 전 새노조위원장)
그런데 1년 뒤 2012년에 KT의 내부고발자가 이 행사를 통해서 KT가 엄청난 부당이득을 취했다, 세상에 폭로합니다. 이 폭로로 인해서 직원은 해고를 당하는데요. 긴 소송 끝에 지난 2월에 다시 복직을 하죠. 하지만 복직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 징계를 받습니다. 그러자 어제 국민권익위가 두 번째 징계도 취소하라 결정을 했습니다. 자, 세계 7대 경관 사업 뉴세븐원더스 그리고 KT. 5년 전 그때로 돌아가보죠. KT 공익 제보자 이해관 씨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이해관 씨, 안녕하세요.
◆ 이해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저도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요. 세계 7대 경관 사업. (웃음)
◆ 이해관> (웃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때 제주도뿐 아니라 온 국가적으로 대단했죠?
◆ 이해관> 네, 그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데요. 영부인께서 명예추진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니까요. 열기가 대단했죠.
◇ 김현정> 총리도 뭐 하나 맡지 않았어요?
◆ 이해관> 정운찬 총리께서 범국민추진위원장이셨고요. 그리고 유명 연예인 이런 분들 대거 모셨죠.
◇ 김현정> 그러니까 7대 경관에만 뽑히면 유네스코 선정 7대 경관이라도 되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어요, 당시에는.
◆ 이해관> 네. 그렇죠. 그런데 버나드 웨버라는 그 행사를 주관한 분은 스위스의 백만장자고 자기 비지니스 모델로 재미삼아 하는 겁니다, 그 사람은. 그래서 ‘7대 미인 선발대회’도 했고요. ‘7대 예쁜 도시 선발대회’ 이런 아무런 근거 없는 그런 걸 1년에 한두 번씩 꼭 해서 돈벌이를 하시는 분이죠.
◇ 김현정> 그냥 개인사업자가 하는 개인사업이었던 거예요?
◆ 이해관> 그렇죠, 국제로, 어떤 공신력 있는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우리가 쏟아부은 돈이 얼마입니까, 거기에?
◆ 이해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고요. 확실한 건 제주도가 제주자치도에 행정전화로 발생시킨 그 투표 전화요금만 211억 원이었죠.
◇ 김현정> 저도 지금 그 당시 도 의회에서 나온 자료를 가지고 있는데요. 국민들 투표수는 공개가 안 돼서 모릅니다, 모르고. 제주도가 공공기관의 전화로 투표한 것만 1억 통 이상.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돈으로는 200억 원 이상, 이렇게 돼 있네요.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우리가 뽑히긴 뽑혔습니까?
◇ 김현정> 그래서 이득을 본 게 있나요, 이게? (웃음)
◆ 이해관> 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인데, 여하튼 굉장히 많은 돈을 버나드 웨버도 챙겼고 KT도 챙겼죠.
◇ 김현정> 참 사기 아닌 사기에 당한 셈인데요?
◆ 이해관> 그렇죠, 그 당시에 대한민국에 세계 타이틀만 걸리면 이상한 이런 (분위기가) 있었죠. 그래서 애들 초등학교 애들 숙제까지 내주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숙제요?
◆ 이해관> 투표해 와라, 몇 통씩. 그런 숙제도 내주고 이랬던, 정말 좀 어이없는 그래서 전국민이 털린 어이없는 사건이죠.
◇ 김현정> 누가 책임진 사람 있습니까? 나중에 다 밝혀지고 나서?
◆ 이해관> 아무도 없습니다.
◇ 김현정> 아무도 없죠? 그때 그 당시 투표를 해서 나온 수익금을 KT하고 뉴세븐언더스가 어느 비율로 나눠가졌는지 아십니까?
◆ 이해관> 검찰에서 그걸 끝끝내 안 밝히더라고요. 영업비밀이라고요.
◆ 이해관> 그 투표의 중계회선을 KT가 책임지고, 그러면은 KT라는 통신사에서 발생된 요금을 버나드 웨버랑 이렇게 배분하는 게 버나드 웨버의 수익 모델이었죠. 그래서 이게 맨처음에는 국제전화로 시작을 했는데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런데 왜 국제전화로 처음에 투표를 시작을 했어요?
◆ 이해관> 그러니까 그게 이제 우리나라만 그런 거예요. 외국들은 다 뭐 자기네 나라 자국 투표를 통해서, 또 재미있는 오락이다라는 걸 밝히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이제 이게 무슨 세계 타이틀이 걸린 것처럼 해야 되고 마치 애국마케팅을 굉장히 해야 되니까 이걸 이제 국제전화로 하게 된거죠.
◇ 김현정> 그러면 001 뭐 이렇게 시작하는 번호를 누르는 거였습니까, 투표할 때?
◆ 이해관> 001-1588-7715 이런 번호로 했는데 통화완료율이라는 게 있는데 통화가 국제전화 회선이 한꺼번에 많이 걸리고 하면 도달이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너무 폭주해서?
◆ 이해관> 그렇습니다. KT가 그러니까 이걸 국내 회선으로 돌렸는데. 그래놓고는 계속 국제전화인 것처럼 행세를 한 것이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라고 해서 제가 공익 제보를 하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는 국제전화인 줄로만 알고 돌렸던 건데. 이게 알고 보니 국내 전화 회선이었던 거예요?
◆ 이해관>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가격이 내려갔어야 하는데 내리지 않고 원래의 국제전화에 해당하는 요금을 계속 받았다?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사실을 어떻게 아셨어요? 다 아는 사실이었어요?
◆ 이해관> 아닙니다. 저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요. KBS도 추적 60분 팀에서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거짓 재단이다’ 이런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 이제 막 취재가 이상하다 해 가지고 여기저기서 많이 있었죠?
◆ 이해관> 네, 맞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와가지고 왜 우리나라만 국제전화를 투표를 했냐, 전세계 다 국내전화로 투표를 했는데. 그래서 저도 깜짝 놀라갖고 알아봤더니 중간에 이렇게 국내전화로 바꾸면서 계속 이제 국제전화인 것처럼 거짓 홍보를 KT가 했던 거죠.
◇ 김현정> 언론에서 이제 취재가 들어오면서 알아보다 보니까 국내전화인데 국제전화 요금을 받고 있구나라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신 거네요.
◆ 이해관> 저도 그래서 굉장히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은. 내가 평생 애를 썼다면 애를 쓴 직장이 이렇게까지 허망한 짓을 했구나 하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괴감이 있었고 그게 이제 공익 제보를 하게 된 용기라고 할까, 이런 것이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해관 씨의 폭로로 알려진 후에 KT는 뭐라고 해명했습니까?
◆ 이해관> 전화번호가 국제전화번호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제 국내전화로 방식은 바꿨지만 (국제전화) 번호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계속 국제전화 번호를 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못 바꿨다?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미 홍보가 너무 돼서?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폭로가 있고 나서 참여연대가 고발했잖아요, KT를. 그런데 무혐의 처분이 났더라고요?
◆ 이해관> 네, 무혐의 처분이 난 이유는 첫째 KT가 사기로 고발을 당한 건데 사기가 성립이 되려면 고의로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KT에 고의성이 없고 통화를 잘해 보려고 국내로 돌렸기 때문에요. 처음부터 사기를 치려고 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로 부당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KT의 주장에 따르면 KT가 이득을 본 46억 원 전액을 제주도 행정전화 요금을 삭감해 주는 데에 썼기 때문에 부당이득을 본 바가 없다, 이 두 가지 이유를 근거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겁니다.
◇ 김현정> 그게 인정이 된 거군요. 사기칠 의도를 갖고 사기친 건 아니다라는 부분이?
◆ 이해관> 그렇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최종적으로 이제 소송 끝에 무혐의 처분이 났습니다. 났지만 이 부분이 이 정보가 잘못됐다는 걸 알리는 건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건, 이건 직원이 해야 할 행동이고 정의로운 내부 고발자의 행동이었는데 그런데 해고를 당하셨어요?
◆ 이해관> 네, 그렇습니다. 제가 처음에 이 내부 고발을 할 때는 회사가 그냥 잘못했다, 미안하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는데. 공익제보 하자마자 저를 집에서 출퇴근하는 데 5시간 반 걸리는 가평 지사로 발령을 내더라고요. 그렇게 하다가 제가 원래 디스크 환자여서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요.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고 일방적으로 무단결근 했다고 그 해 12월 달에, 2012년 12월 달에 저를 해고시켰습니다.
◇ 김현정> 해고, 해임 조치까지 되셨어요.
◆ 이해관> 네. 아주 뭐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이 됩니다. 소송을 진행해서 지난 2월, 그러니까 3년 만에 복직이 되셨어요?
◆ 이해관> 3년 만에 정말 어렵게 어렵게 복직을 했는데, 복직을 하고 한 달이 됐는데 다시 또 저를 감봉 처분을 했습니다.
◇ 김현정> 감봉 1개월. 그거는 왜 또 무슨 사유로 감봉이 된 겁니까?
◆ 이해관> 그러니까 3년 전에 대법원이 무효라고 판정한 게 해고가 무효다라고 판결을 했으니까 해고가 아닌 그보다 낮은 감봉으로 재징계를 한 것이죠, 똑같은 사유로.
◇ 김현정> 그렇군요. KT는 여기에 대해서 다른 직원과의 형평성을 위해서 재징계가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무단결근은 그때 하긴 했지 않느냐. 해고가 과하다면 그러면 감봉이라도 우리는 내려야 된다 이런 입장인데요?
◆ 이해관> 네. 그건 대법원 판결문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명백하게 병원에 입원해 있고 아픈 사람을 고의로 해고시키고 보복 조치하기 위해서 무단 결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법원에서 판결까지 했거든요. 그런데도 이제 무슨 무단결근한 사람을 징계 안 할 수는 없지 않냐 이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들이대면서 감봉처분 한 겁니다.
◆ 이해관> 저도 사실은 개인적으로 너무 지쳤고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태로 한 5년을 지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고 싶었는데 정말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보복, 이거는 우리사회에서 정말 이번 기회로 없애야 된다, 공익제보자 모임이나 시민단체도 저한테 이제 약한 마음먹지 말고 끝까지 한번 또 싸우셔야 된다 그래서,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 요청을 하게 됐죠.
◇ 김현정> 이번에도 권익위에서는 다시 이 사람 보호해라, 보호 조치 내렸어요. 그러면 이기신 거예요? 다 끝난 겁니까?
◆ 이해관> 아닙니다. 지난번에도 해고 됐을 때도 국민권익위원회는 빨리 이 사람 원상복귀시켜라 했는데 회사가 불복하고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가는 바람에 복직하는 데 3년 이상 걸렸거든요.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 회사가 소송한다면 당분간 감봉을 당한 걸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후회는 없으세요? 그때 참 추적 60분 팀이 나한테 찾아오지만 않았더라도 하는 생각, 내가 알게 됐더라도 입을 다물었으면 어땠을까 뭐 이런 생각은 안 드세요?
◆ 이해관> 그런데 제가 후회되고 그런건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이해관> 누구나 직장생활 할 때 나는 나중에 내부고발자 돼야지 이렇게 직장생활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죠. 물론이죠.
◆ 이해관> 저도 KT 굉장히 좋은 직장이었고 자랑스러운 직장이었고 그래서 선택을 한 건데. 제가 평생을 다닌 회사가 이렇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참기가 어렵더라고요. 몰랐다면 모를까 알았는데…
◇ 김현정> 똑같은 상황에 또 부딪혀도 똑같이 행동하시겠어요?
◆ 이해관> 네,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힘내시고요.
◆ 이해관>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이해관> 고맙습니다.
◇ 김현정> KT 내부고발자입니다. 5년 전 뉴세븐원더스 세계 7대 경관 선정 사업 당시 비리를 2012년에 폭로한 이해관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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