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투르턱그터흐 강빌릭(몽골 울란바토르대)
◆ 강빌릭>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 김현정> 강빌릭 씨는 자기소개를 좀 직접 한국말로 해 주시겠어요?
◆ 강빌릭> 안녕하세요? 저는 몽골 울란바토르대학교의 4학년에 재학 중인 강빌릭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몽골에 사시는 몽골 분이 맞죠?
◆ 강빌릭> 네, 저 지금 몽골에서 살고 있어요.
◇ 김현정> 한국 교포나 이런 거 아니시고요?
◆ 강빌릭> 네.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이야, 그런데 어쩜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세요?
◆ 강빌릭> 어렸을 때부터 배워서 그런지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니, 한국말을 배운 지 얼마나 되셨는데요?
◆ 강빌릭> 한국어를 배운 지는 지금 한 거의 6, 7년 정도 돼가요.
◆ 강빌릭> 22살입니다.
◇ 김현정> 22살. 6, 7년이면 그럼 10대 때부터 배웠다는 얘기네요?
◆ 강빌릭> 네, 16살, 그때쯤부터요.
◇ 김현정> 한국에 와서 좀 산 적도 있습니까?
◆ 강빌릭> 네. 저 한국에 가서 한국어학당도 다니고 대학교도 한 학기 다니다 왔어요.
◇ 김현정> 그럼 총 몇 년 계셨어요, 한국에는?
◆ 강빌릭> 한 4년 정도 있었어요. 4, 5년 정도.
◇ 김현정> 그래요? 대단하네요. 좋습니다. 일단 웅변으로 상을 타신 분이니까 웅변 실력을 먼저 우리가 듣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주제가 뭐였죠?
◆ 강빌릭> 한국어 바로 쓰기와 보급을 위한 방안.
◇ 김현정> 주제도 어려워요. (웃음) 한국어 바로 쓰기와 보급을 위한 방안. 일부분만 좀 청해도 될까요?
◆ 강빌릭> 알겠습니다.
◇ 김현정> 자, 시작.
◇ 김현정> 와! 여러분, 몽골인입니다, 몽골인. 참 대단합니다. 실제로 한국인들하고 대화하면서 낯설고 황당했던 은어, 외래어, 비속어 어떤 거 기억나세요?
◆ 강빌릭> 아예 자음, 모음으로 이응 키읔(ㅇㅋ)이라든지.
◇ 김현정> 오케이면 이응, 키읔. 뭐 이런 식으로.
◆ 강빌릭> 네. 그리고 또 히읗 디귿 디귿 (ㅎㄷㄷ) 이런 식으로.
◇ 김현정> 히읃 디귿 디귿, 후덜덜. (웃음) 웃음소리는 키읔키읔키읔(ㅋㅋㅋ) 이런 식으로.
◆ 강빌릭> 네. 그런 말은 사전에도 안 나오니까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많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6, 7년 전에. 지금 말씀하시는 걸 보면 한국사람보다 한국어를 더 사랑하시는 분 같아요. 정말 또 제대로 잘 쓰고 계시고. 6, 7년 전에 어떻게 이렇게 한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한국말을 배워야겠다. 내가 가서라도 배워야겠다. 이 생각을 어떻게 하셨어요?
◆ 강빌릭> 제일 처음에 접한 건 야인시대라고.
◇ 김현정> 드라마 야인시대, 액션물?
◆ 강빌릭> 네. 야인시대가 맨 처음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 알아가고 한국어에 대해 배워가면서는 어떤 매력을 느끼셨어요?
◆ 강빌릭> 되게 한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되게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들도 많았고 뭔가 따뜻한 말이라든지 그런 것도 되게 많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제일 좋아하는 단어, 한국어 단어가 있다면?
◆ 강빌릭> ‘정’이라는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정’이라는 단어는 몽골에는 없습니까?
◆ 강빌릭> 가끔씩 통역을 하다 보면 ‘정’ 이란 단어를 쓸 때가 있는데 이게 몽골어로 번역, 통역하기에는 조금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의미라서 정확한 단어는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미운 정, 고운 정, 정이 들었네 이것은 그냥 사랑하고는 좀 다른 거고요. 그렇죠?
◆ 강빌릭> 네. 좋아한다고 표현하기에도 좀 오해를 할 것 같고 그래서 통역을 할 때 나오면 좀 머뭇거리게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강빌릭>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도 몽골에는 정확한 단어가 없어요. 보통 이제 한국인들하고 체육대회를 하거나 일을 마치고 난 다음에 한국 사람들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는데 그건 몽골인들에게 통역을 해 주기에는 조금 말이 이상해서 그런 단어들 때문에 통역할때 가끔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아요.
◇ 김현정> 머뭇거리게 되는데 또 그게 매력이기도 한 거죠.
◆ 강빌릭>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한국말 너무 잘하니까 지금 제가 몽골인하고 대화하는 느낌이 전혀 안 나는데요.
◆ 강빌릭>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몽골에도 한류바람이 거셉니까?
◆ 강빌릭> 네, 2014~2015년부터 되게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한국 문화가.
◇ 김현정> 가장 인기 있는 건 뭐죠?
◆ 강빌릭> 아무래도 가수들이 제일 인기가 많고 최근에는 ‘태양의 후예’ 열풍이 여기까지도 와서요.
◇ 김현정> 우리 강빌릭 씨는 연예인, 한국 연예인 누구 제일 좋아합니까?
◆ 강빌릭> 예전에는 소녀시대 태연씨. 요즘에는 드라마만 보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드라마 보고. 강빌릭 씨는 대학에서 전공도 한국어 하고 계시죠?
◆ 강빌릭> 네, 지금 대학교는 한국어학과예요.
◇ 김현정> 예, 그러면 후에도 졸업 후에도 한국과 관련된 어떤 일을 생각하고 계시는 거예요?
◆ 강빌릭> 네, 졸업한 후에는 한국과 몽골을 이을 수 있는, 아니면 한국어를 이용한 그런 직업을 갖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참 기분 좋습니다. 든든한 친구가 하나 생긴 것 같은 그런 느낌인데요. 좋아하는 한국말 ‘정’이라고 알려주셨으니까 몽골어로는 ‘사랑해요’ 어떻게 하는지 이 기회에 배워봐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 강빌릭> 그럼 제가 알려드릴게요.
◇ 김현정> 네.
◆ 강빌릭> ‘비 참드 해르태’
◇ 김현정> ‘비 참드 해르태.’ 몽골어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
◆ 강빌릭> 네, 맞아요. 기억해 주세요.
◇ 김현정> 강빌릭 씨, 앞으로도 한국말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널리널리 좀 홍보해 주시고요. 한국과 몽골 사이에 다리를놓는 이 역할, 가교역할도 부탁드리겠습니다.
◆ 강빌릭>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예, 세계한국어웅변대회의 최우수상 총재상을 수상한 외국인입니다. 몽골인, 강빌릭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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