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Media Issue 2권 7호'에 게재한 '혐오표현과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 조사 진행 결과를 공개했다.
이와 상반되는 내용으로, ‘여성혐오는 실체가 없으며 언론에 의해 과다하게 조명을 받고 있는 용어이다’에 대해서는 그보다 24.2%p 적은 50.4%가 그렇다고 답했다(매우 동의 11.6%, 약간 동의 38.8%).
이 외에도 ‘여성혐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혐오도 존재하고 있으나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여성에 대한 반감이 여성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학교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젠더교육을 실시해야 한다’에 대해서도 모두 70% 이상의 응답자들이 동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들의 과반수는 혐오표현을 인터넷을 통해 접한다고 밝혔다. 혐오표현을 접하는 주된 경로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과반수인 65.8%의 응답자가 인터넷(모바일 인터넷 포함)을 선택했다.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 주로 접한다는 응답은 16.5%, 직장·학교 등 사회생활 공간 7.2%, 친구·선후배 등과의 사적 모임이 3.8%의 비율을 보였다. 온라인 공간 중에서도 특히 인터넷 카페/커뮤니티나 블로그가 혐오표현을 많이 접하는 온상으로 지목됐다(51.8%).
과거에는 주로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던 혐오표현이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사회생활 공간에서도 응답자들은 혐오표현을 적지 않게 접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듣는 혐오표현은 성별과 관련된 차별적 표현(45.5%)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인가에 대해 여성 78.2%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나, 남성은 48.1%만이 여성혐오 범죄라고 답했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대화에 대해서도 여성의 93.9%가 이는 심각한 범죄라고 밝힌 반면, 남성은 69.9%만이 동의하는 차이를 보였다.
또한 여성 관련 사회 이슈에 ‘개똥녀’, ‘패륜녀’ 등 속칭 ‘OO녀’ 사건이라 명명하는 것에 대해 여성 응답자는 82.7%, 남성은 58.6%가 여성혐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여성혐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교육 실시(22.3%), 인터넷상의 여성혐오 게시글과 댓글에 대한 법적 처벌(20.6%), 여성혐오적인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의 삭제조치(15.3%), 대중매체의 여성혐오 표현에 대한 자율적 제한(13.2%) 순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측은 "여성혐오 문제(나아가 여러 유형의 혐오표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입장은 성별, 연령 등을 포함한 본인의 속성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면서 "이에 여성혐오 및 혐오표현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남녀간·세대간 인식의 격차를 줄이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부터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설문 조사 전문업체인 ㈜마켓링크(서베이링크)의 패널에서 연령대(20~50대)와 거주지역을 고려해 할당표집으로 모집했다.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남성이 49.3%, 여성이 50.7%, 20대 25.1%, 30대 25.0%, 40대 25.1%, 50대 24.7%로, 성별·연령대별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거주 지역별로는 서울이 21.9%, 인천·경기 31.1%, 대전·세종·충청 9.5%, 대구·경북 9.6%, 부산·울산·경남 15.0%, 광주·전라 9.2%, 강원·제주 3.6%였다. 학력은 고졸 이하가 18.4%, 대학 재학 및 졸업이 72.8%, 대학원 이상이 8.8%였다.
조사는 2016년 7월 16~18일 3일 동안 이루어졌다. 응답률은 8.5%(이메일 발송 12,270건, 최종 응답 완료 1,039명)이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