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추가로 쏟아졌던 지난 20일 우 수석은 청와대 춘추관을 직접 찾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매매) 계약하는 날 장모님이 와달라고 해서 갔다"고 뒤늦게 참석 사실을 시인했다.
의혹이 불거진 첫날이던 지난 18일 입장문을 통해 "처가 소유의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던 자신의 발언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매매 계약 당시 우 수석이 참석했다는 관련자들의 증언과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해명 과정에서 말을 바꾼 것으로 보여 의혹을 더욱 키운 모양새다.
우 수석은 "주로 한 일은 장모님을 위로해드린 게 전부"라고 했지만, 현장에는 장모의 네 딸 중 일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 내 유일한 법조인 사위이자 대검 수사기획관이었던 그가 계약에 관한 법률 검토를 하러가지 않았겠냐는 의심을 사는 이유다.
우 수석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 거래는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 측과 다리를 놓았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있다.
우 수석은 진 검사장의 검사장 승진 당시 부실 검증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차명 재산, 차명 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등 사정기관 고위직 인사 검증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검증 대상자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계좌 추적 등 샅샅이 주변 검증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 검증실무팀이 이미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 부분을 문제 삼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더 놀라운 것은 최근에 제가 들은 얘기에 의하면 검증실무팀에선 이 부분(진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을 문제 삼고 '이거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좀 부적절한 거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막상 인사가 발표 나는 걸 보고 좀 놀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진 검사장의 비위 의혹을 사정기관의 중추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인사 검증 과정 당시 알고 있었고, 검증 불가론을 역설한 우 수석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듯 우 수석은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처가 땅 매매에 대해 말을 바꿨고, 진 검사장 사태에 대해선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이에 대해선 특별한 사과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며 이런 문제로 그때마다 공직자가 그만둬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를 제기한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하지만 우 수석의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진 검사장 부실 검증만으로도 우 수석에게 책임을 물어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검찰 수사 보장을 위해 우 수석을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수석이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고소로, 시민단체들은 우 수석을 고발하면서 검찰도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 자리에 있는 한 검찰 수사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특검을 실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