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유씨미2'와 '부산행'은 일주일 간의 개봉일 차이에도 불구하고, 극장가에서 맞붙게 될 기대작으로 손꼽혀 왔다. 서로 경쟁작이다보니 개봉 전부터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졌고, 이것이 두 영화의 '유료 시사회'로 이어졌다.
지난 13일 개봉한 '나우유씨미2'는 9일과 10일에 '유료 시사회'를 가졌고, 20일 개봉하는 '부산행'은 15일부터 17일까지 '유료 시사회'로 관객들과 만났다.
관객들이 영화 표값을 지불하고 참석하는 '유료 시사회'는 '전야 개봉'보다 더욱 실질적으로 개봉일을 앞당기는 효과를 일으킨다. 영화관에 든 관객수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더 오랜 기간 반영되기 때문이다. '유료 시사회'로 미리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입소문은 덤이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나우유씨미2'와 '부산행'은 개봉 전부터 각기 약 30만 명, 56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 기록이 합쳐져 '나우유씨미2'는 여유롭게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수 있었고, '부산행' 역시 유력한 박스오피스 1위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부산행'은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어, 올해 여름을 장식할 첫 천만 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치열한 여름 극장가에서 큰 기대작들만이 독식하고 살아남는 박스오피스 분위기다. '관객들의 요청으로 시사회를 진행했다'는 배급사들의 해명에 눈총이 쏟아지는 이유도 그래서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이 같은 기대작들의 개봉 행태가 '유료 시사회'를 명목으로 한 변칙 개봉이라는 데 동의했다.
이 관계자는 "전야 개봉도 그렇지만 이보다 더 오래 진행되는 유료 시사회는 사실상 시사회 시작일이 개봉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극장가에서 영화들끼리 경쟁이 극심해지면 나타나는 현상인데 결국 이런 변칙 개봉은 영화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독립영화 관계자는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는 극장가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굳이 다양성 영화까지 갈 필요도 없다. 대형 배급사 기대작들이 저런 변칙 개봉을 하는 순간, 관객들은 새로운 기대작으로 향하고 동시기에 맞붙게 되는 다른 상업 영화들은 당연히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마음이 급한 것은 알겠지만 대작들이 쏟아지는 여름 극장가는 그렇지 않은 영화들이 없다. 그렇다면 변칙 개봉으로 반칙하지 말고, 승부는 정정당당하게 겨뤄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