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은 증강현실 게임의 특성을 거론하면서 걸어다니고 뛰어다니며 소통하는 포켓몬 고 게임이 현대인의 부족한 육체와 정신 건강을 해소해준다는 주장을 내놓았지만, 현실과 가상의 공간에서 헤매는 사이 게임중독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논문은 "증강현실은 사용자로 하여금 현실과 구분되지 않아 증강현실 자체가 마치 현실인 것처럼 대체되는 효과를 보였다"면서 "이 효과는 사용자로 하여금 놀라울 정도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이 사용자에게는 실제 현실인 것처럼 인식된다는 이야기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의 인기 게임 캐릭터인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원작으로 주머니에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몬스터볼을 이용해 몬스터를 잡는 모바일 게임이다. 과거 게임보이, 닌텐도DS, 닌텐도3DS 등을 통해 실제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비디오 게임을 증강현실 게임 업체 나이안틱이 모바일로 옮겨와 증강현실 기술과 결합해 출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서는 비디오 게임과 달리 가상과 현실이 합쳐진 지도정보를 활용해 사용자가 직접 특정 건물의 포켓스탑과 상징물인 체육관 주변을 찾아다니며 포켓몬을 포획하거나 성장 시키고 일정한 속도로 이동해 알을 부화시키면서 트레이너 끼리 가상의 체육관에 모여 대결을 펼치는 게임이다.
이 때문에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심각한 게임중독에 빠지면 각종 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포켓몬 고를 하면서 이성을 꼬시는 법'까지 소개되는 등 그 열풍이 거세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스마트쉼센터 서보경 책임연구원은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에 대한 연구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미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게임 중독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처럼 폭력적인 성향의 게임이나 성적 자극물이 AR이나 VR을 통해 유통된다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과거 슈팅 게임을 하던 사용자가 새벽에 길을 나와 흉기로 행인을 해친 사례가 있다"며 "AR이나 VR 특성상 단순한 스마트폰이나 PC 게임보다 자극성, 몰입성에서 속도감이 더 커 가상 세계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프로게이머와 게임중독자의 뇌를 MRI로 촬영해 분석한 연구에서 프로게이머는 고인지적 기능을 하는 전두엽을 주로 활용하면서 뇌 전체를 사용한 반면, 게임중독자는 자극적이고 시각적인 영향을 받는 두정엽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게임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서 연구원의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앞으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연계된 콘텐츠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몰입 되지 않도록 게임의 효율적인 이용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