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반도 내 사드 배치가 확정되자 유력 후보지로 꼽혔던 경북 칠곡에선 반발 여론이 폭발했다.
사드 배치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국방부 발표 이후 4시간 만에 대구 도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입장을 밝혔다.
이튿날 칠곡 왜관에서 군민 3000여 명이 모여 열린 사드 배치 반대 결의대회에서 칠곡군수는 삭발도 감행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날 "단순히 미군부대가 있다는 이유로 칠곡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건 정말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며 "지난 60여 년간 지역 발전의 불이익을 참아왔는데 이에 대한 보답이 고작 사드 배치냐"고 비판하며 삭발로 항의의 뜻을 밝혔다.
또 칠곡군민 8만 명의 반대 서명을 모아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 전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지난 11일 사드 배치 후보지는 칠곡이 아닌 공군 미사일기지와 관련된 제3의 영남권 지역이라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이에 미사일기지가 있는 경북 상주, 예천, 포항과 과거 미사일기지가 있었던 경남 양산 등 영남권 지역들이 사드 제3의 후보지로 급부상하면서 지역 민심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갑작스런 사드 배치설에 불똥이 튄 해당 지역에선 "지역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드 배치를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날 경북 성주군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주에 위치한 성산포대가 끼친 재산적 손실을 묵묵히 감내해온 지역에 정부가 또다시 희생을 요구한다"며 "5만 군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같은 날 양산시의회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산이 사드 배치 장소로 거론되는 것에 분노한다"며 "사드 배치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사실상 배치 지역을 정해놓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정부 비밀주의 행태는 온갖 추측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지역 곳곳을 들쑤시며 여론 간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지역 실정에 대한 고려나 객관적인 검증 없이 부지를 결정해선 안 된다"며 "배치 지역을 결정했다면 그에 타당한 검증 내역과 근거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