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작가에게 점이란 어떤 의미일까. "점이란 나에게 있어 최소 표현의 단위인 동시에 어떠한 군더더기도 포함되지 않는 몸뚱이를 지니면 편집증적 제스처의 신체적 결과물이다."
'해골', '찬란한 슬픔'은 덧없음과 소멸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해골'은 작가가 아버지의 일찍 여의고 나서 인생의 덧없음을 투영하고자 했다. '찬란한 슬픔'은 꽃이 찬란하게 피어나는 순간이 있지만, 어느덧 소멸되고 마는 자연의 이치를 담았다. 자연의 이치가 이러하듯이 인간의 삶도 늘 움직이고 흐르는 과정에 있음을 떠올리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윤 작가의 작업 방식은 독특하다. 옷과 천을 접어서 개, 총, 불꽃 등의 형상을 만든 뒤 사진을 찍은 다음 대형 화폭에 물감을 입히는 방식이다. 주사기에 물감을 넣은 뒤 점을 찍거나, 선을 교차하는 방법을 쓴다. 초기에는 점 작에서 나중에는 선 작업으로 바뀌었다.
선 작업으로 전환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죽음이 계기가 되었다. 선 작업에 대한 욕구가 있었지만 저지르지 못하고 있던 터에 살아 있을 때 뭔가 시도해야 한다는 자각이 강하게 일었기 때문이다.
윤 작가의 관심은 사회현상에도 촉수가 뻗쳐 있다. 2010년 작품 '시대의 초상' 연작이 그렇다. 이 연작에는 '집', '커피/빵', '주먹'이 형상이 등장한다. '집'은 용산 참사를 염두에 두었고, '커피/ 빵'은 공정무역을, 그리고 '주먹'은 온갖 폭력을 염두에 두고 그린 것이다.
작품 '희망 중독'은 날개 형상을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치매를 앓은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그렸다고 한다. 다시 원 상태로 돌아올 수 없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만 하기에.
작가의 옛집과 대나무밭, 교정을 각기 그린 대형 작품들은 마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운치를 느끼게 한다.
윤종석 작가의 작품들에서는 독특한 작업방식이 주는 형상미, 그리고 간결하고 선적인 분위기가 주는 관조미를 느낄 수 있다. '아련한 슬픔', '달콤한 인생', '선택의 영역' 등 다양한 작품 제목이 주는 의미를 음미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 기간 :7.6-7.24
전시 장소: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6층
출품 작품: 윤종석 작가 초기작~ 신작, 회화 및 조각, 작업식 연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