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대졸이면 고졸에 비해 부자간 소득 계층 상향 이동 확률이 증가하고, 특히 아버지의 소득 계층이 낮은 경우 교육을 통한 상향 이동 확률이 최대 32%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못 버는 부모일수록 자식 교육을 시켜야 그 자식의 사회적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혔다.
아버지를 월평균임금 기준 상위 50%와 하위 50% 집단으로 구분하고 각 집단별로 자녀의 학력이 부자 간 소득계층 상향이동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본 결과, 아버지의 소득계층이 하위 50%에 속한 경우 자녀가 대졸자이면 고졸자에 비해 부자 간 소득계층 상승 확률이 최소 19%에서 최대 32%까지 증가했다.
반면 아버지의 소득계층이 상위 50%에 속한 경우 자녀가 대졸자이면 고졸자인 경우에 비해 부자간 소득계층 상승확률이 4%에서 7%까지 증가했으나, 이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진영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자녀의 소득계층이 아버지보다 높아질 확률은 자녀가 대졸인 경우 더 커지는데, 아버지의 소득계층이 상대적으로 낮을 때에 이러한 효과가 더 크다는 의미"라고 분석결과를 설명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하위 50%와 상위 50%의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에 대해 "소득 하위 50% 계층은 아버지와 자녀 모두 소득의 대부분을 임금에 의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녀 학력의 상승에 따른 월평균임금의 상승이 부자 간 소득계층 상향이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반해, 소득 상위 50% 계층은 계층 상승여지가 적을 뿐더러 임금 외 소득 같은 학력보다 다른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소득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연구위원은 "교육이 소득 하위 계층의 부자 간 소득상향이동을 더욱 촉진시킨다는 이번 보고서의 결과는 교육이 여전히 계층이동 사다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젊은 세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졸자가 고졸자에 비해 월평균임금이 약 23%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학력은 여전히 소득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진영 부연구위원은 "구성원의 소득 상승 기회가 많은 역동적인 사회일수록 소득분배의 불균등이 야기하는 사회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소득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을 통해 부의 대물림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교육정책 개선이 소득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