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때 대운하 건설,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과 함께 영남권 신공항 건설도 '맞춤형 공약'으로 내걸어 선거를 이겼다. 이후 4년간의 입지평가 과정에서 밀양과 가덕도 모두 경제성이나 환경영향 면에서 부적합으로 판정돼 결국 2011년 3월 30일 백지화됐다.
이 전 대통령은 백지화결정 이틀 뒤인 4월 1일 직접 백지화 결정을 발표하고, 공약 파기에 대해 대국민 사과도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았다. 2012년 대선 때 부산에서 "부산 시민이 바라고 계신 신공항,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유세하고 대선공약집에도 '신공항 건설'을 적시했다. 이번 백지화도 역시 4년이 지난 뒤 단행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종 정리'에 있어서는 대국민 사과까지 한 이 전 대통령과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신공항과 관련해 함구하는 가운데,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김해공항이 사실상 신공항"이라며 공약 파기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공약파기가 아니라, 박 대통령이 어려운 문제임에도 피하지 않고 약속을 지켰다"(정연국 대변인)는 청와대 반응에 이어, 황교안 총리도 '김해 신공항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새로운 거점신공항 만드는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등 공약파기 논란을 잠재우는 데 진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초연금 공약이 대폭 후퇴했을 당시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대국민 사과를 한 전례에 비춰볼 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