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노조있는 대기업 최초로 생산직에도 성과급제 도입

우수 성과자는 지금 연소득보다 30%를 더 받을수도

(로고=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노조가 있는 대기업 가운데는 처음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현장 생산직에도 사실상 성과급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LG이노텍(대표 박종석)은 16일 생산직 현장사원 전체를 대상으로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기존 사무·기술직에 적용하고 있는 성과·역량 기반 인사제도를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2년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번에 성과급제의 세부기준을 마련했다.

이노텍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제는 현장직 임금에 연공서열 성격이 강한 호봉제를 폐지하고 기존 사무·기술직에 적용했던 성과급제를 확대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현장직 사원에게도 사무직이나 기술직과 마찬가지로 근속연수가 아닌 성과와 역량에 따른 임금인상률이 차등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세부내용을 보면 회사는 우수 성과자에게는 기본 임금외에 성과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하고 혁신활동 우수자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직원에게는 '수시인센티브'를 통해 즉시 보상하도록 했다.

또 팀워크가 중요한 현장 업무 특성을 고려해 상위 10% 우수 조직에게는 ‘우수 라인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따라서 성과가 좋은 생산직 직원은 다른 직원과 같은 기본인상률에 비해 더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받고 여기에 더해 각 기준에 부합하면 성과인센티브와 수시인센티브, 우수라인 인센티브를 합해 전년도에 받던 연간 급여보다 30%까지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7천만원을 받던 생산직 사원이 본인의 성과도 우수하고 소속된 팀의 성과도 좋을 경우 연봉이 9100만원까지 오를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LG이노텍 노사가 합의한 생산직 성과급제는 최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성과연봉제'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성과연봉제의 경우 저성과자의 임금은 깍고 고성과자에게 얹어주는 방식이지만 LG이노텍의 경우 저성과자라해도 급여가 깍이지는 않는게 특징이다.


물론 성과가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사이에 장기적으로 급여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저성과자라 하더라도 당장 올해 받던 연급여가 내년에 줄어 들지는 않는다.

LG이노텍은 기존의 연공적인 호봉제 체제로는 변화된 제조 환경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에 회사측과 노조측이 인식을 같이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생산 현장공정이 전문화되고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단축 되고 있어 근속연수보다는 빠른 업무 적응력과 전문 직무 역량이 더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노조와 회사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협상 초반, 성과와 역량 중심 인사제도 도입에 대한 양측의 생각이 크게 달랐기 때문.

노조는 기존 인사제도를 유지하자는 입장이었지만 회사측과 노조는 수십 차례의 토론과 세미나, 벤치마킹 등을 통해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갔다.

결국 현장직 인사제도의 근본적인 혁신이 절실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평가 공정성 등 노조의 우려에 대한 보완책을 함께 마련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G이노텍 노사는 성과와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이에 맞춰 인사평가의 객관성 및 공정성 확보가 핵심이라고 보고 대안을 마련했다.

평가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 현장 팀장과 임원이 참여하는 ‘공정평가위원회’를 운영하고 직원의 생산성, 품질, 아이디어 제안 실적 등을 분석해 조직 목표 달성 기여도를 평가한다는게 골자.

또 평가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이의신청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이노텍 노사는 또 현장직 사원이 업무능력에 따라 조기 진급할 수 있는 ‘발탁 진급제’도 신설해 성과와 역량이 탁월한 직원은 빨리 성장시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밖에 회사는 성과·역량 기반 인사제도 도입에 발맞춰 직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현장직 교육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술·품질·공정교육과 어학·경력설계 등 자기계발 과정이 함께 운영되는 등 현장직 사원은 연간 최소 48시간의 교육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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