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이 먹고 싶어요" 학교 비정규직 파업…곳곳서 급식 차질

9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곳곳에서 급식에 차질이 빚어졌다.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이날 점심 메뉴로 빵과 우유를 나눠줬다.(사진= 구민주 기자)
"급식이 먹고 싶다."

9일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교실. 급식 대신 빵을 받은 한 학생의 울부짖는 듯한 외침이 들렸다.

이날 준비된 점심메뉴는 소보로 빵과 바나나 라떼, 아이스 홍시 하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참여로 급식이 어려워지자 학교에서 준비한 대체식이다.


단출한 점심에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이나 간식으로 싸온 삶은 달걀을 꺼내놓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도시락을 싸온 한 2학년 학생은 "엄마가 바뀐 급식을 보고 5교시인데다가 빵만 나와서 배고플까봐 도시락을 싸줬다"며 "급식도 좋지만 엄마가 싸준 도시락도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밀가루 알레르기 있다는 한 학생은 "급식이 안나올때 빵을 줘 따로 도시락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메뉴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 학교는 조리실무사 5명과 조리사 1명 등 모두 6명이 학교비정규직 파업에 참여했다.

학교측은 전날 급식종사자들의 파업으로 급식에 차질이 생겨 빵과 우유로 대신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이 점심 급식을 좋아해서 거의 남기지 않고 잘 먹는데 아무래도 빵과 우유를 주다보니 안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학교 마치고 학원을 가거나 오후 활동을 하는 아이들도 있어 부실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8명의 급식종사자가 파업에 참여한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도 우유와 빵, 삶은 달걀, 바나나가 급식을 대신했다.

이날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경기도 내 학교수는 386개교(단설유치원 2곳, 초 194곳, 중 106곳, 고 83곳, 특수 1곳)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식을 준비한 곳이 311개교였으며, 도시락을 지참한 곳은 41개교로 조사됐다. 나머지 17개교는 단축수업을, 9개교는 외부도시락을 제공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이날 오전부터 수원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경찰추산 3천여명의 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대회를 진행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9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경찰추산 3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대회를 진행했다. (사진= 구민주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박미향 경기지부장은 "경기지역 2천500개 학교 안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노동자들의 상여금이 단 한푼도 없다"며 "정기상여금 지급과 직종별 10대 요구안 수용, 경기도교육청과 진행하는 단체교섭에서 승리하기 위한 총파업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교육청-장안문-새누리당 경기도당사-수원종합운동장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한편 이날 파업은 경기와 전북 두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서울·제주·충남은 오는 23일 파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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